[詩가 있는 풍경]<197>마을 후배들
[詩가 있는 풍경]<197>마을 후배들
  • 국토일보
  • 승인 2015.07.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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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봉현님의 시집 ‘아랑-그대 의연한 혼령’을 연재합니다

 
■ 詩가 있는 풍경
송봉현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이사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부 국장, 한국기술사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건설엔지니어링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마을 후배들

봄 걸음 아장아장
남한산성 깨우는 푸른 새소리

천리 떠나온 사람들 설고 반가워
뉘 딸 뉘 댁 아들 인고 묻고 바라보다
택호(宅號)를 대면
아, 지게지고 고샅길 가던
착하게 베풀며 정으로 응어리진 아재 얼굴

젊은 하나 밑천으로 도회로 나와
노동보다 힘든 외로움 삭이며 살아가는 후배들
모처럼 한 자림 모여 소주잔 기울며 깊어진 정담
씨름판 얘기하다가 학교 길로 튀다가

어느새 취한 몸 어슬어슬 산 그림자 길어져
저무는 햇살에 그을리며 고달픈 길 또 흩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