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41>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것들
[안동유의 세상만사]<41>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것들
  • 국토일보
  • 승인 2015.07.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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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부지점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지점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부지점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부지점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부지점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것들 

전국적으로 국민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메르스 사태도 진정 국면으로 들어 가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 어느 유명 대학의 사회학과 교수가 ‘가뭄과 역병’이란 이름으로 어느 일간지에 글을 썼다.

그 신문엔 ‘메르스가 남길 뼈아픈 반성문은 공공의료와 협업, 시민동참’이라고 굵은 글자로 내용이 요약되어 있었다.

맞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그리고 또 그 며칠 전에 어떤 여자 필진이 칼럼에 쓰기를 ‘동네 책방에서 주인인 젊은 남자가 “우리 책방이 더 깨끗해지고 더 잘 관리되게 되었다”고 하더라’면서 메르스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했다.

메르스 사태로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만 아니라 배울 것도 있다는 말이다.

기가 찬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확진자로 발표되고 더더 많은 사람들이 격리되고 온 국민이 불안에 떠는데 겨우 손이나 잘 씻고 환경을 청결히 관리하는 거나 배우면 초등학교는 필요없게 되었다.

공공의료와 협업은 당연한 거고 시민동참은 정신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작년부터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작년의 세월호 사태부터 지금의 메르스 사태까지.

늘 우리를 흔들었던 북핵 문제와 밑바닥부터 감정을 끓게하는 일본의 태도.(역사 왜곡과 독도 문제, 위안부 성노예 할머니들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처신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을 겪으면서 별로 배우거나 나아지는 게 없었다는 것이다. 일본과 위안부 문제 해결도 그렇고 론스타 먹튀 문제, 북한과 핵, 안보 문제 해결도 그렇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가해자이면서도 식민지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요꼬 이야기란 책으로 부각시켰다.
아무리 식민지배를 한 일본인이지만 한 개인으로선 보복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걸 이야기로 엮어 놓으면 훨씬 호소력 있게 다가가게 된다. 그래서 지배를 받은 조선인은 눈에 띄지 않고 마치 일본인이 피해를 받은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우린 무었을 했나? 감정적으로 흥분한 것 외에.

우린 우리 나름대로 처절한 이야기들을 문학작품이나 예술로 아니면 어떤 다큐멘타리라도 만들어 세계인들, 특히 미국이나 서구인들에게 보였어야 한다. 지만 아쉽게도 그런 이야길 들은 적이 한번도 없다.

누구도 그런 노력을 한적 없고 정부는 암암리에 외교적 분쟁으로 번질까 봐 그런지 무관심이다. 이렇듯 모든 일에 냄비처럼 끓고 그런 광기가 가라앉으면 아무일 없다는 듯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게 진짜 제자리면 얼마나 좋겠나? 단지 원래 자리로 돌아 간다.

세월호 이후 뭘 만들었으며 론스타 사건 이후 뭘 개선했나? 이대로 시간 지나 자연적으로 메르스가 소멸하면 또 언제 그랬냐가 된다.

환향녀를 경멸하다 그냥 지나가면 침략을 제대로 막지 못했던 오욕의 역사가 반복된다.

천년을 넘게 그래 왔다.

메르스를 경시하다 그냥 지나치면 또 언제 이런 전염병으로 고생할지 모른다.

나라의 위기가 또 닥쳐올 것이다. 호들갑을 떠는 게 다가 아니다. 합리적 사고를 해야 근본적 대책을 세운다. 시스템을 바로 잡지 않으면 언제든 불행은 반복된다.

메르스건 세월호건, 론스타 사건이건 정작 우리가 배우고 다져야 할 것은 이성적 대응과 합리적 사고이다.

이 땅의 많은 세월호는 아직도 침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