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박기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에게 듣는다
[특별인터뷰]박기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5.06.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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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 부흥 건설산업이 나설 때 입니다”

건설업 비윤리적 관행 조장 등 법·제도 개선 앞장

“국가경제·산업발전 동반자적 공감대 형성에 만전”

박기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지난 18대 국회부터 건설산업 관련 의정활동을 펼쳐 오며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19대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기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남양주시을/3선).

야당 출신 위원장으로서 고민 끝에 부동산3법을 통과시키며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염원하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박기춘 위원장.

경제정의실천연합에서 주최한 ‘법안가결 건수’ 최우수 의원으로 평가받고 입법 활동 우수의원으로 선정됐으며, 국정감사 5년연속 우수의원으로도 선정된 이른바 대한민국 최고의 국회의원이다.

이에 2015년 6월18일 건설의 날을 맞아 향후 한국건설의 미래 방향에 대해 평소 소신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메르스(MERS) 여파로 인한 사회적 악영향이 심각합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우리 국민들에게 공공의료기관 확충의 필요성과 전염병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는 뼈아프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현 정권의 대응체제를 본 국민들은매우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속히 재정비 하고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다행히 대한민국의 의료수준은 세계적 수준인 만큼 메르스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국 경제의 현 주소를 진단해 주신다면.

▲새해 벽두부터 우리 사회의 모든 관심은 ‘경제살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경제의 핵심 주체인 기업과 국민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만큼, 지금 우리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긴박합니다. 그야말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기상도는 시계제로의 상태죠. 불확실성, 그리고 불안정성 그 자체인 것입니다.

우선 세계경제 환경을 한번 살펴봅시다. 선진경제권은 미국이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나 홀로 경기회복세를 타며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유로존과 일본 등은 경기회복을 위한 확장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등 신흥국들 역시 성장정체와 금융위기 가능성에 내몰리는 한편 지정학적 긴장이 확산되는 등 예측불허의 상황이 가속화 되고 있지요.

이처럼 긴박한 세계경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경제의 주력산업들인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은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끼여 숨 막히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건설산업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떻게 진단하는지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연평균 700억달러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거두며 어려운 시기 국가경제를 지탱한 최대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 인도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도전, 그리고 환율변화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유로존 및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장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의 부도가 줄을 잇고 있는데다, 정부 발주공사와 관련한 담합협의 적발과 처벌로 급격한 위축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유능한 젊은 인력의 유입을 막고 전문인력 부족 등 문제를 야기시켜서 SOC 시설물 품질확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은 부조리 등 ‘3不’이 문제입니다. 획기적인 처방은 없는 것입니까.

▲건설업계가 그동안 부실공사, 부정부패, 부조리 등 일반국민들에게 잘못 인식된 부분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통해 윤리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의 이미지 개선 문제는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국회와 정부, 발주기관, 건설업계 등 모든 건설주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죠. 건설업의 비윤리적 관행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법·제도는 없는지 진지하게 살펴보고 국가경제와 산업발전을 위한 동반자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갑’의 횡포가 지속되는 한 ‘공생’은 어렵다는 지적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을’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규제 완화를 위해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우리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는 해묵은 제도적 관행들, 이른바 ‘손톱 밑 가시’ 제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회가 정치 안정을 이루면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고 투자를 활성화해 건설 경기도 좋아지고 일자리도 늘어 날 것이라는 당연한 논리에 여야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여러분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곧 조성될 것이라 믿습니다.

특히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의 간절함이 없었다면 결코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야당 출신 국토교통위원장으로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부동산 장기침체로 인한 건설업계의 고사 위기 상황에서 국익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에 힘을 실어 주기로 했습니다.

-국내 건설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건설부국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시죠.

▲올해 다수 건설사들의 경영방침이 ‘생존’ 그 자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한국 건설업계의 리더그룹으로 꼽히는 100대 건설사 중에서도 상당수 건설사들이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에 처해 있을 정도라니 사실상 우리 건설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상황인 것이죠.

다행히 최근 국내 건설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해외건설시장 역시 그간의 성장통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이러한 긍정적 시그널들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모쪼록 건설업계가 시계제로의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데 다시 한번 선봉에 서 주길 바랍니다.

가깝게는 전국 각지에서 멀게는 해외 오지에서 우리 건설인들과 기업들이 흘리는 굵은 땀방울에 무한한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며, 그들의 노력이 우리 건설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건강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국내 건설업계에 전하는 조언 한 마디 부탁합니다.

▲우리 건설업계는 IMF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유례없는 장기 침체로 생존기반 마저 위협받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SOC예산 축소로 인한 건설 물량 감소,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 등으로 건설업계 전반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업계는 건설수주액이 수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현실성 없는 시공단가와 갑의 횡포가 숨통을 조이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그러나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 않습니까.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