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긁어 부스럼 만든 국토부
[기자리뷰] 긁어 부스럼 만든 국토부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5.05.11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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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그릇 제대로 빼앗기게 생겼습니다.”

지난달 정부의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방안과 관련 중소종합건설업자의 하소연이다.

국토부는 소규모 복합공사의 범위를 현행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전문건설업기업도 5억원이 소요되는 주차장 설치공사(토공+아스팔트포장)를 원도급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전문업계는 큰 환영을, 종합업계는 쓰나미급 충격을 받고 있다.

칸막이식 경직적 업역 규제를 유연화 하는 취지에서 추진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창조경제 시대. 정부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자는 지금 이 시기에 종합건설업계의 밥 그릇을 빼앗아 전문업계에 줘 버린 꼴이 돼버린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종합건설업체수는 12.9% 감소한 1만972개사로 줄어든 반면, 전문업체는 3만7,102개사로 2008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로 볼 때 종합건설업체의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종합건설업계가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10억원 미만 공사는 건수 기준으로 78.7%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주에 대기근을 느끼고 있는 이 때 중소종합건설업계 시장의 상당부분을 전문건설업계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이미 입법예고가 됐기 때문에 철회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입법 기간 내에 종합업계 대표자들과 만나 충분히 설명하고 대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최근 대통령이 중동에 이어 중남미 순방까지. 정부와 건설업계는 머리를 맞대고 산업 선진화를 위해 논의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해외시장 신시장 개척,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시설물의 내진보강, 주요 인프라시설의 급속한 노후화에 따른 시설물의 유지보수, 그리고 수요변화에 대비한 시설물의 성능개선 등은 시급히 처리돼야 할 사안들이다.

종합건설업계는 오는 13일 대대적인 집회를 세종시에서 예고하고 있다. 국토부는 집회기간 중 종합건설업계 대표자들을 만나 합의점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종합·전문이 싸울때가 아닌 건설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고, 힘을 모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