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1주년 Special Report]철도안전
[창사21주년 Special Report]철도안전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5.03.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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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철도안전 국가를 꿈꾼다-한국교통연구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독립적 외청 조직 분리 필요

고속철 기존선·전용선 유지·보수 철저해야

사고 시 기관사 안전 보장할 패닉룸 설치돼야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은 철도이지만, 최근 고속철도는 이용객의 증가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초고속화로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사회경제적 및 인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구조적 측면 위험요소로 기존선과 고속선의 공용구간에서 상대적 노후화, 고속철도 도입이후 안전화 단계의 순환적 운항장애가 도사리고 있으며, 운영 및 관리 분야에서는 흑자경영을 해야 하는 운영사의 경영방침, 사고조사기관의 독립적 조사와 조사대상 한계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부산역 KTX 열차 충돌사고.

■ 주요 국내 고속철도 사고

지난해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고속철도에서 발생한 사고 및 장애는 주로 부품 및 정비 불량 등 차량 결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도 주요 사고사례를 보면 부산역 KTX 열차 충돌사고는 2007년 11월 3일 오전 6시 29분 경 부산역에서 부산발 서울행 제110KTX 고속열차(이하 110호)를 부산차량기지에서 출고된 제H112KTX 고속열차(이하 H112호)가 정지신호가 현시된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충돌한 사고다. 이 사고로 부상자 1명이 발생했으며, 물적 피해는 약 25억1,600만원이 발생했다.

광명역 KTX 열차 탈선사고는 2011년 2월 11일 13시 4분 경 부산발 KTX가 광명역으로 진입하던 중 예정된 선로가 아닌 다른 선로로 진입해 6개 차량이 열차진행방향 좌측으로 탈선한 사고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물적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집

계됐으며 차량, 선로, 신호설비, 가드레일 등이 손상됐다.

대구역 KTX 열차 충돌사고는 2013년 8월 31일 오전 7시 14분 경 경부선 대구역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충돌사고다. 먼저, 제1번선에서 대구발 서울행 무궁화호 제1204호 열차(이하 1204호)가 상행 KTX 제4012호(이하 4012호)가 충돌하면서 4012호의 객차 8량이 탈선하였다. 이어서 4012호는 하행 KTX 제101호와 추가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부상자가 21명 발생했으며, 탈선한 1204호의 열차기관차 1량 및 4012호 KTX 객차 8량을 포함한 차량 13량과 선로 및 전기시설물 등이 파손되는 물적 피해를 입었다.

광명역 KTX 열차 탈선사고.

■ 사고조사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고속철도 잠재적 위험성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일의 조사기관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독립적인 외청 조직으로 분리될 필요가 있다.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국토교통부내 순환직 공무원과 전문직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순환직 공무원의 경우 전문직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전문성이 떨어지고, 인사이동에 따라 유관기관으로의 전출 또는 전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시 사고조사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원인 규명의 조사에 우선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조사결과에 대한 결과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사범위 역시 확대돼야 한다. 현재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고발생 이후에 조사가 가능하지만, 사고발생 징후에 대해서도 미리 조사를 실시해 사전에 개선안을 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구역 열차 충돌사고 모습.

■ 기존선과 신성의 혼용 문제

일본의 신칸센은 고속철도의 전용선만을 이용하는 반면 우리나라 KTX는 전용선과 기존선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선로를 공유해 운영하는 구간은 서울-신당, 그리고 동대구역을 포함한 대전-대구 구간이다. 본래 대전-대구 구간 사이에 지하 철도를 건설해 무궁화호와 별개로 운행될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무산됐던 것이다. 이처럼 기존선로와 전용선로를 공유하는 것은 수용력에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300km/h로 달리는 고속열차는 선로에 미미한 변화가 생겨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8월 대구역에서 무궁화호와 KTX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바로 무궁화호 열차와 KTX 열차가 선로를 공유하는 지점이었다.

이처럼 선로공유 자체가 사고로 직접적으로 사고로 이어지는 문제도 있을 수 있겠으나, 문제는 이러한 선로 공유가 기존의 발생하였던 사고와는 다른 유형의 사고가 발생될 수 있는 잠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열차가 선로 위를 주행하면 주행하는 과정에서 열차의 무게와 속도 등 주행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화가 진행되기 마련이다. 2004년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 10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기존선의 구간들은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노선이 노후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안전성 향상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고속철도가 전용선로로만 주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토 여건상 어려움이 있으므로, 기존선과 전용선의 보수, 점검, 교체시기를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흑자경영’, ‘절대안전’ 양립의 코레일

코레일은 기업의 핵심가치로는 안전우선을 들고 있지만 경영방침에서는 ‘흑자경영’, ‘절대 안전’ 두 가지를 함께 추구하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의 설립 목적상 공익을 위해서 적자노선을 운영하고, 낮은 운임 요금으로 운영해온 결과 부채가 증가해 경영에 위기상황을 맞았기 때문에 코레일 입장에서는 영업의 흑자 달성은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최소의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한다는 효율은 부채를 다소 감소시킬 수 있으나 공기업의 공공성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을뿐더러 철도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흑자 경영을 위해 예산을 줄이면 필연적으로 유지보수나 관리 등 안전을 위한 투자에서도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방침으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절대 안전’을 포기해야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공기업은 영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공익 목적을 달성하는데 집중하여야한다. 그러므로 철도의 안전대책 수립 등 안전을 우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방침이 수정될 필요가 있으며, 경영효율과 양립한 구조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 기관사 안전 확보를 위한 패닉룸 설치 필요

사고 발생 직후에 비상대응 매뉴얼의 개선 노력이 있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과제는 현재의 시스템과 장비로 운영되는 도시철도 시스템에서 기관사의 부상과 사망이 발생한 경우 매뉴얼의 실행이 매우 어려운 상태로 그 취약성이 여러 차례 지적됐다. 기관사는 승객 한 명, 또는 단순한 승무원이 아니라 사고대응을 위한 시스템의 하나로 보호돼야 할 필요가 있다느 것이다.

기존의 연구에서 기관사를 위한 안전벨트 착용방안, 에어백 설치 등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사의 업무 자체가 지적확인 환호와 스크린도어 작동 등을 포함해 정적인 업무환경이 아닌 동적인 업무환경이기 때문에 적용성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철도사고의 특징을 분석하면, 충돌의 경우 갑자기 발생하지 않고 최소한 수초간의 충돌 전 준비시간이 있기 때문에 기관실에 패닉룸 설치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패닉룸은 기관실 내에 특정 공간을 보강하고 안전장치를 설치해 충격 및 기타 위험요소로부터 기관사를 충분히 보호하고, 사고 직후 기관사가 승객을 대상으로 비상대응계획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이는 개인의 안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방재시스템을 보호하고 위기 시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