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자재로 건강까지 챙긴다
기능성 자재로 건강까지 챙긴다
  • 강완협 기자
  • 승인 2008.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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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주거문화∙∙∙친환경자재가 주도

숯∙황토이어 규조토 마감재 등 다양

인테리어, 가격∙성능 고려 선택이 중요

 

봄철 이사철을 맞아 여기저기 이사가 한창이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입주현장을 둘러보면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집의 내부 마감재가 친환경자재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 새집에 사용된 건축자재로부터 나오는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로 인해 두통, 메스꺼움, 눈 따가움, 아토피 등 이른바 ‘새집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질환이 사회문제로 크게 불거지면서부터 이제는 일상적인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주택을 지을 때 친환경자재 사용은 당연시하게 됐고, 자재회사들은 보다 좋은 친환경자재를 개발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친환경자재가 아니고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친환경자재 개발 붐은 최근에 음이온 및 원적외선 방출, 항균·항온, 탈취 등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건강까지도 고려한 기능성 자재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접착제없이도 시공이 가능한 마루바닥재, 음이온 방출 천연벽지에서 친환경페인트, 유해물질방출이 적은 친환경가구에 이어 유해물질의 흡착·분해능력이 뛰어난 규조토 벽 마감재까지 다양하다.

 

이렇듯 다양한 친환경건축자재들이 출시되고 사용이 늘고 있는 현실에서 일반인들이 보다 좋은 자재를 고르는 방법은 없을까?

 

차성일 사무국장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 가격, 제품 성능을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게 가장 좋다”며 “협회에서 친환경자재에 대한 자세한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중에 있어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1년내 모든 자재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축자재 시장은 아직까지 LG화학, KCC, 벽산, 한화종합화학 등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아무리 제품 기술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마케팅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우수 중소업체들에게 시장 진입의 벽은 높기만 하다. 따라서 예상과는 달리 친환경자재 시장 규모는 눈에 띄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에 대해 국내 친환경건축자재(HB마크)의 인증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공기청정협회 차성일 사무국장은 “모든 공산품이 친환경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정부의 주택성능등급제, 친환경건축물인증제 등 친환경자재 사용이 사회적 대세로 자리잡고 있으나 아직 건설현장에서의 사용빈도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열린 각종 건축자재 전시회를 분석해 보면 기능성을 강조한 친환경자재가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황토나 숯 등 천연재료를 이용한 마감재, 미장재, 벽돌 등 기능성 친환경 건축자재들이 이미 많이 시장에 출시돼 있다. 심지어 대형건설사들도 집 내부를 이러한 천연재료로 마감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GS건설은 자사의 아파트에 천연 황토를 마감재로 사용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는가 하면 대우건설도 자사의 아파트에 참숯 초배지를 적용하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는 등 앞으로 천연재료의 마감재 사용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 통합 브랜드로 ‘차별화’ 승부수

= 제품의 차별화?고급화를 위한 업계의 각축도 치열하다. 먼저 LG화학이 가장 먼저 제품의 가치 차별화를 선언했다. LG화학은 업계 최초로 바닥재, 벽지, 창호재 등의 건장재 분야에 통합브랜드인 ‘Z:IN'을 도입했다. 그동안 가전, 식품 등에 통합브랜드가 사용된 사례는 있었으나 건장재 분야에 통합브랜드를 도입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가족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최상의 프리미엄 공간’의 의미인 'Z:IN(Zenith Interior for LOHAS)', 너무나 많은 개별 브랜드, 너무 자주 바뀌는 브랜드 네임으로 인한 소비자의 혼란을 막고자 통합브랜드를 도입했다는 게 LG화학측의 설명이다. LG화학은 통합브랜드를 통해 마케팅의 시너지를 높이고 효율적인 브랜드 관리를 통한 한차원 높은 수준의 고품격 건축자재 이미지 심기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최근 KCC도 친환경 건축자재 통합브랜드 ‘청아람’을 발표했다. ‘‘아람’은 ‘밤’ 등이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를 의미하며, ‘靑아람’은 ‘아람’의 정답고 자연스러운 이미지에 맑은 느낌이 가해진 브랜드 명으로 KCC 친환경 건축자재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이어 3월에는 통합브랜드인‘청아람’이 처음 사용된 제품,‘마이텍스-청아람’을 출시했다. ‘마이텍스-청아람’은 새집증후군의 주범인 포름알데히드를 흡착·분해하는 기능성 도료를 적용, 실내 공기질 정화에 도움을 주는 한단계 더 진화된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건축자재라고 KCC측은 설명했다.

 

이러한 통합브랜드 움직임은 나머지 종합건축자재 회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황토, 숯 등 기능성 자재가 시장 주도

= 올해 친환경건축자재 시장의 가장 큰 흐름이 바로 건강까지 고려한 기능성 건축자재이다. 황토, 숯을 비롯한 천연광물을 소재로 한 기능성 자재들이 올 각종 박람회에서 대거 선보였다. 기존에 도장 마감재 등에만 한정돼 출시됐던 것에 비하면 최근에는 바닥재, 벽지, 타일, 벽돌 등에 이르기까지 적용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이들 제품들의 특징은 기능성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인체에 무해하고, 유해물질 흡착?분해능력이 있으며, 방염, 방오, 항균 기능을 비롯해 음이온 및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점을 들어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매출이 늘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바닥재의 시장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의 PVC 소재의 바닥재에서 최근 원목을 소재로 기능성까지 가미한 바닥재로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 규조토 마감재, 자재시장 새로운‘다크호스’

= 최근 건축자재중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마감재로 사용되고 있는 규조토가 그것. 규조토는 그동안 공업용 여과제나 연마제, 흡착제로 쓰여 왔으나, 지난 2005년 일본 하마마쓰 의대에서 입원한 아토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 규조토가 아토피성 피부염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어 일본 파나홈사가 규조토를 이용한 건자재를 출시하면서 국내에도 소개되기 시작했고, 새집증후군의 해결방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규조토도 천연마감재의 일종이다. 그러나 순수한 천연원료라는 점에서 그동안 사용돼 왔던 천연마감재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또한 유해물질 방출이 전혀없고, 음이온, 원적외선과 같은 인체에 이로운 물질을 방출하는 것은 물론 실내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물질을 아주 강력하게 흡착?분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미래형 마감재로 손색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일본 가나미현 산업기술종합연구소에서 시험한 결과를 보면 2.24ppm의 포름알데히드가 30분후 0.40ppm, 24시간후에는 0.05ppm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보여줬고, 암모니아같은 독한 냄새도 500ppm이었던 것이 30분후 190ppm, 20시간 후에 90ppm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규조토는 기공이 많아 습기를 빨아들였다 뱉어냈다를 반복해 습기조절 능력이 뛰어나며, 불에 타지 않고, 곰팡이와 진드기 발생을 억제하고 단열효과와 함께 겨울철 벽의 결로 현상을 막아주는 등 새로운 건축마감재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