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 <30>
[안동유의 세상만사] <30>
  • 국토일보
  • 승인 2015.01.16 14: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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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부지점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지점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부지점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부지점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부지점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고정관념에 대하여

우스개 소리 중 이런 게 있다. 매일 아침 열 시에 꽃밭에 물을 주라고 시켰는데 고지식한 사람이 비오는 날도 열 시만 되면 물조리개를 들고 나가 물을 줬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기가 차다고 혀를 끌끌 차지만 사실 이런 일은 도처에 널려 있다. 남을 이야기할 땐 어리석음으로 치부하지만 자신은 정작 그런 줄 모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렇듯 극단적 예를 들면 쉽게 알아 차리지만 일상엔 그럴싸하게 포장된 많은 경우가 있고 그럴 땐 남도 속이고 자기도 속는다.

요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화장실 휴지통 없애기 운동이 조금씩 일고 있다. 외국인들이 정말 질색하는 한국 문화 중 잘못된 것이 화장실 휴지통이다.

불쾌한 변냄새가 나고 보기에도 역겨운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름엔 구더기가 끼기도 한다.

원래는 화장실서 이런저런 쓰레기가 나오면 거기다 버리라고 두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지 잘못된 고정관념이 뿌리박혀 화장실마다 일을 보고 닦은 휴지를 변기에 넣지 말고 휴지통에 버리라고 써붙여 놓았다.

변기가 목이 막힌다고 쓴 건 애교고 분뇨의 역류라고 재밌게 패러디한 문구가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도대체 휴지를 모아서 어디다 쓰겠다는 건가? 휴지회사 광고에 물에 잘풀어지는 화장지라고 나오는 걸 봐서도 휴지는 물에 풀어져 배설물과 함께 일정 부분 썩어서 분해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휴지회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물에 잘 풀어져 막히지 않고 잘 분해되는 휴지를 만들고 있으니 기우는 버리시라.

또하나.

싱크대에서 설거지할 때의 모순이다. 오래전 재래식 부엌을 쓰던 어머니가 입식 부엌으로 바뀌어 이른바 싱크대를 쓰는데 꼭 조그만 양재기(또는 바가지)를 놓고 쓰는 게 아닌가?

왜 그런지 까닭을 물었다. 티비에서 주부를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살림 전문가 등이 나와 물절약을 위해 그렇게 하라고 해서 그런다는 것이다.

아들이 되어 가끔 어머니를 도와 설거지를 하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양재기를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

결혼해서 아내도 역시 그래서 설거지 거리가 넘치는데 치우고 하라고 이야기해도 좁은 양재기에서 씻고 있는 것이다.

남들도 다 그런다는 것이 대답이다.

생각해 보니 티비서 그런 이야길 한 건 그릇 한두 개를 씻으려 싱크대 전체에 물을 받거나 흘려 보내면 물낭비가 되니 그렇게 하라고 한 것 같다.

앞의 화장실 얘기나 싱크대 얘긴 사실 별일 아닌 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문제는 생각없이 타성에 젖은 일이 생활 가운데 이렇듯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조금씩 확대되면 사회 전반에 모순과 불합리가 넘치게 된다. 제발 생각하고 살자.

또하나의 미국 우스개 소리로 마감하니 우리 모두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막 결혼한 제인은 늘 생선을 반토막 내어 프라이팬에 요리를 했다. 그래서 남편이 그 까닭을 묻자 어머니가 그래서 그런다는 것이다. 다시 그 어머니한테 물으니 또 자기 어머니가 그래서 그런다는 것이다.

다시 늙어 요양원에 있는 외할머니를 찾아가 물으니 그 땐 프라이팬이 작은 것만 나와서 생선을 통째로 요리할 수 없어 그랬다는 것이다.

이제 프라이팬이 더 큰 게 나와서 통으로 생선을 요리할 수 있다.

세상의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 사고도 더 커져 통큰 사고를 하게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