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래 더 큰 글로벌 회사로 도약 하려면
대한항공이 미래 더 큰 글로벌 회사로 도약 하려면
  • 나철균 논설주간
  • 승인 2014.12.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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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부끄럽고 안타까운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소식들이 진정기미 없이 연일 국내․외 매체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제 개인 기업이 아니고 국민의 기업이자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이다. 기업의 양적인 수준이 팽창했다면 질적 수준은 그 이상으로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게 국민과 고객들의 기대 아니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를 하면서 살아간다.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때는 속히 사과를 하되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간에 앙금이 더 쌓이거나 법의심판을 받게 된다.

이번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음주를 하지 않고 단순한 실수를 했다면 그리 큰 사건으로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설령 큰 실수였다 해도 진정한 사과가 있었다면 또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국민들의 인식이다.

그런데 사과할 때 마다 사태를 더 키우는 우를 범하여 국민들의 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승무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진실을 은폐하기 급급했고 사과쪽지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켜 국민들의 빈축을 샀다.

조사를 받으러가는 과정에서는 한술 더 떠 고위직 방문 때도 있을 수 없는 임․직원이 동행하여 이미 끝난 화장실청소를 다시 부탁하고 주변통제를 해서 더 큰 비난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또 미주 뉴욕 한인회는 대한항공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하고 있으며 노조와 정비본부는 나름대로 부실정비 등 내부현안을 고발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모양새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틀어 걱정이다.
회사는 경영자의 수준만큼 성장한다고 한다.

한진그룹 창업자이자 조현아 전부사장의 할아버지인 고 조중훈 회장은 당시 젊은이들의 우상이자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가였으며 회사성공에 관한 유명한 일화를 남기신 분이다.

당시 조회장이 도로를 지나다 고장 난 차를 수리해주었는데 차 주인이 미국대사관 관계자의 차였고 그 인연으로 미군부대 일을 맡게 되어 회사를 키웠으며 마침내 월남전 때 운송일을 맡아 큰 돈 을 벌게 되어 오늘날 세계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경제용어에 상황이론(contingency theory)과 주먹구구식이론(Rule of thumb theory)이 있다. 상황이론이란 미리 어떤 상황에 늘 대비한다는 뜻이고 주먹구구식이란 정해진 규칙 없이 대충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지난 17일 우리나라 대표 그룹인 삼성그룹 사장단은 서초사옥에서 이번 대한항공 리턴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자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기후변화부장을 초청하여 ‘극한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고 한다. 역시 상황이론에 모든 일을 잘 대처하는 그룹답게 발 빠른 행동을 보여줬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누가 이런 교육을 받도록 했을까 ? 이재용 부회장의 아이디어였을까? 결정은 대표가 하기에 누구 아이디어인가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모든 조직이나 회사에서 임직원들은 오너의 눈치만 살피지 않고 다양한 창안을 내놓거나 불의 앞에서는 “아니요”를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대한항공은 글로벌항공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삼성그룹처럼 발 빠른 새로운 대응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주먹구구식 대응보다는 국민 의식수준을 뛰어넘는 진솔하고 획기적인 대응전략이 절실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의식 수준은 웬만한 기업임원들의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또 한 임원이나 간부가 되려면 부하직원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며 동반자라는 인식아래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존경을 받는다. 그러기에 조 전부사장은 앞으로 더욱 겸손하고 겸허하게 법의심판을 받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

나도 딸이 있지만 부모의 고민은 자식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진정성 있게 반성한다면 우리국민들은 앞으로 대한항공과 조 전부사장의 대응 태도를 지켜보면서 용서하고 새로운 재도약을 조심스레 응원할 것이다.

나 역시 평소 서비스가 좋은 우리 국적기 중 하나인 대한항공을 자주 애용해 왔던 고객 입장에서 대한항공의 임직원이 구태 의연한 의식을 타파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 본 후 재평가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