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기업'이 승리한다
'빠른 기업'이 승리한다
  • 국토일보
  • 승인 2009.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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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포럼] 노 순 규 한국기업경영연구원장 / 경영학박사

   기업 및 조직이 발전하는 원인으로 사업영역의 정확한 포커스(focus), 풍부한 인적 및 물적 자원, 충성심 강한 조직구성원, 경영자의 강력한 기업가정신 및 리더십, 생산 및 판매의 원활화, 발빠른 대응력 등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환경변화에 맞추어 현장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경영자의 능력 및 기법이다. 속도(Km/h)는 각 조직마다 다를 것인 바, ‘기업’이 100마일인데 비해 ‘NGO(비정부조직)’는 90마일, ‘정부’는 25마일, ‘학교’는 10마일, ‘정치’는 3마일, ‘법’은 1마일에 불과하다.


GE의 회장 잭 웰치(Jack Welch)는 어느 누구보다도 변화와 대응능력이 뛰어났고 문제가 발생한 곳에서 곧바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현장에서 나타난 문제를 현장에서 바로 해결하라’를 주문할 정도로 현장을 중요시 여겼다.


GE의 경쟁력은 매년 세계 제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의 모든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기업가이기도 했다. 르노의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은 폐해가 만연된 관료조직을 해체하고 생산고 및 매출액에 비해 잉여된 30%의 직원을 해고시킨 후 명확하고 알기 쉬운 목표를 설정하여 현장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끌어내어 닛산자동차를 명문기업으로 올려놓았다.


농업시대와 공업시대를 거쳐 정보시대로 들어선 지금, 속도는 휠씬 더 중요하다.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말도 그에 기반을 둔다. 과거에는 노동력, 토지, 자본이 부의 원천이었지만 이제는 빠르게 정보를 갖는 사람이 ‘부’를 획득한다.


인텔의 회장이었던 앤드류 그로브(Andrew Grove)는 “내가 경영자로 근무하는 동안 체득했던 가장 유용한 기법은 현장에서 즉시 만남을 실행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그것은 현장중심의 발빠른 대응력이 이윤을 산출한다는 원리를 강조한 말이다.


혁신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에는 ‘현지’ 및 ‘현물’이라는 말이 있다. 작업일정은 결코 책상위에서가 아니라 생산현장에서 몇번이고 손질해 가면서 스스로 완전한 것을 만듦을 강조한 말이다.


경영자는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여 과제해결을 위해 의사결정하는 ‘삼현주의’ 즉, 현장으로 가서, 현물을 보고, 현상을 파악함과 동시에 발빠르게 처리하며 계층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것이 필요하다.


어떤 식품회사의 제품속에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의 항의에 대해 경영자가 곧바로 달려가서 사과한 후 상응한 댓가를 치룬 후 문제가 해결되었고 그를 통해 신뢰감을 가져 회사발전에 보탬이 됐다. 환경변화를 능가할 만큼 빠른 조직은 살아남고 더구나 변화의 방향 및 정도까지 정확히 예측한다면 더욱 발전될 것이다.


흔히 기업의 평균수명을 30년으로 보지만 최근 맥킨지 조사에 의하면 고작 15년 정도밖에 안된다. 국내외적으로 과거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신생회사들이 하루 아침에 급부상하는가 하면 탄탄하던 기업이 도산하거나 인수합병(M&A)에 의해 주인이 바뀐다.


글로벌 우량기업의 대부분은 변화속에서 발빠르게 기회를 포착한 결과의 산물이다. 신상품을 조기에 출시하여 기회를 선점한 기업은 경쟁사보다 짧은 시간에 블루오션(Blue Ocean) 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에 불황기를 맞더라도 발전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가장 공평한 자원이지만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차이난다. 조선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 14%와 한국시장 점유율 37%를 차지한 세계굴지의 현대중공업의 출발은 상식을 뛰어넘는 무도크 선박건조를 표방한 정주영 회장의 재빠른 수주전략 덕분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을 달리고 있는 것도 국가의 최고책임자인 박정희 대통령의 빠른 발전계획, 현실로 옮긴 실행력, 집행실적을 현장에서 수시로 점검하는 현장주의 덕분이다.


롯데건설의 비약적 성장은 임승남 회장의 ‘현장경영’ 덕분이었다. 그는 건설현장을 누비느라고 항상 구두를 두켤례 준비해두는데 그만큼 돌아다닐 곳이 많기 때문이다. 건설업의 경영자는 ‘현장이 최고’라는 모토(motto)하에 수익성 개선과 고객욕구 파악을 위해 현장을 자주 점검할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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