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적절한 부동산 규제 철폐
시의적절한 부동산 규제 철폐
  • 국토일보
  • 승인 200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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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한나라당이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서울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지정을 해제하는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추가로 푸는 방안을 추진할 움직임이다. 그 배경은 실물경제의 빠른 냉각에 부동산 침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일련의 부동산 규제 철폐 이후 현재 남은 것은 ▲분양가 상한제 ▲지방 미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등이다. 당초 정부는 이들 규제를 지난해 말까지 모두 완화할 예정이었으나 청와대의 유보지시로 해제가 지연돼 왔다.


 사실 이들 3대 부동산 규제는 그동안 건설업계에서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꼽아온 핵심 요구사항이었다는 점에서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대목이다. 물론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선 거세게 반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부동산 투기를 재연시킬 악재라는 논리다.


 하기야 이들 부동산 규제 완화를 놓고 투기와 집값 오름세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거꾸로 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투기는커녕 집값과 땅값의 급락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이른바 자산가치의 하락 내지는 폭락이 몰고 올 치명적인 경제적 폐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는 시기상 집이든 땅이든 부동산 가격 급락을 방관해선 결코 안 될 입장이다.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직접적으로는 미국의 집값 급락에서 비롯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2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거 해제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 전국 땅값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지는 등 집은 집대로, 땅은 땅대로 극심한 침체에 접어든 탓이다. 다시 말해 지속적인 땅값 하락에 더 이상 투기규제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돌이켜 보면 1979년에 도입된 토지거래허가제만 하더라도 형편에 따라 과거에도 신축적으로 운영돼 온 바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전 지역이 일시 해제된 적도 있을 정도다. 사실 건설업계가 조속한 해제를 촉구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3대 규제도 현 정부가 지난해 말 경기진작을 위해 완화 방침을 정했다가 투기를 우려하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 청와대의 ‘재검토’ 지시로 일시 유보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업이 증가하고 수출과 소득 격감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값만 오르기는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시간을 끄는 사이에 건설경기는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이를 기화로 건설업계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지원 중단이 가세하는 등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집값의 급락은 불을 보듯 뻔하며 집값의 갑작스런 급락은 마이너스 자산효과로 이어져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를 더욱 자극하여 국가경제 전반의 빈사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짙다. 때문에 어느 모로 보나 지금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숨통을 터줘야 할 시기라는 판단이다. 우리가 정부· 여당의 3대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에 시의 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좋은 처방도 제때 써야 효력이 있는 법이다. 정부가 규제를 해제할 것처럼 카드를 꺼냈다가 유보하는 행태를 되풀이하면 시장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오히려 풀 것과 풀지 않을 것이라도 가능한 한 빨리 발표해 가닥을 잡아줘야 건설사들도 자구노력을 제대로 하고 관망하던 수요자들도 움직여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의 극히 한정된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집값이 회복세를 보인다고 이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부동산 대책을 너무 작위적으로 활용해서도 안 되겠지만 실효성 없는 규제를 붙들고 있는 것 역시 경제회복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새겨 보아야 할 때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