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리뷰] 한국사회, 제2·3의 김부선 필요하다
[전문기자 리뷰] 한국사회, 제2·3의 김부선 필요하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4.09.29 0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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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문기자 리뷰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얼마 전 아파트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는 뉴스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배우 김부선씨로 인해 우리 사회의 아파트 관리비리가 이슈로 떠올랐다.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비를 한 푼도 내지 않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던 사실이 그녀로 인해 들통이 났다.

처음엔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주민과 몸싸움을 벌인 김부선씨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았지만 내막을 알고 난 뒤에는 응원이 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제2·3의 김부선씨가 많이 등장해주길 바라는 여론일 것이다.

‘내 일이 아닌데 굳이 나서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침묵할 때,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옳지 않은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 역시 그녀의 행보에 주저 없이 응원을 보낸다.

이런 와중에 기자는 얼마 전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소유자 한 명을 만났다.

이 곳 역시 입주자 대표단의 관리비리가 문제가 돼 민원이 신고된 곳이었다. 이미 일부 매체에서 민원이 제기됐을 당시 기사를 내보냈지만, 추후 별다른 변화가 없어 민원을 제기한 소유자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자는 곧바로 후속취재에 돌입했다. 이 건을 취재하며 알게 된 것은 아파트·오피스텔 관리비리가 김부선씨가 살고 있는 해당 아파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매우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이미 수많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에서 관리비리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실정인데, 잘못을 제대로 잡아내고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더 문제였다.

김부선씨처럼 누군가 이슈를 만들거나,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한 소유자처럼 불만을 제기하고 민원을 넣지 않는 이상 비리는 만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다.

이번 취재로 알게 된 것은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이 관리비리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소유자들이 입주하기 보다는 임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입주자 대표단들이 모든 일들을 알아서 처리하고 있었다. 민원 신고가 들어가고 관할 경찰서에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미미한 상태인 것이 더 아이러니했다.

입주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면 김부선씨나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민원인 같은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법적인 테두리 역시 완벽하게 마련돼야 할 것이다. 관리비리를 척결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과 정보공개 및 열람 등이 자연스러운 사회, 비리를 저질렀다면 법적인 대가를 받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