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관리비리 실태 ‘충격’
오피스텔 관리비리 실태 ‘충격’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4.09.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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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백궁 동양파라곤, 입주민 손실 10여年 30억 달해

입주민 공동소유 스포츠센터 개인 소유화 영업
불법임대 특혜 외부영업 사유재산권 침해
민원접수 후 관할 경찰서 수사관 변경 등 지지부진

분당 백궁 동양파라곤 단지 내 입주민 공동소유의 대형 스포츠센터 운영이 개인 소유화로 영업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사진은 백궁동양파라곤 전경.>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분당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입주자 대표단이 스포츠센터 시설과 관련 10년간 30억에 달하는 입주민 손실을 끼친 운영비리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런 문제없이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입주자들 역시 높은 사용료를 그대로 내고 있다. 민원접수 관할 경찰서 지능수사팀에서 이 건을 놓고 수사에 들어갔지만 중도에 담당자가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는 등 수사 역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김부선씨의 공동주택 관리비 문제제기가 연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관리비 사각지대인 오피스텔 관리 비리 실태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분당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이다.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은 당초 동양건설산업 측에서 2002년 최초 분양 당시 초대형 스포츠센터 시설을 입주민 공동소유 조건으로 분양했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특성상 소유자들이 대부분 해당 오피스텔에 살지 않고 임대를 주고 있어 현 시점에서 이 사실을 아는 입주민들이 사실상 거의 없다.

자연스럽게 지난 2004년 오피스텔 입주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입주자 대표 몇 명에 의해 입주민 공동소유의 스포츠센터가 자신들이 분양 받은 개인 재산 같이 활용됐다.

입주자 대표단은 외주 업체에 스포츠센터를 시세 대비 매우 저렴하게 특혜 임대하고, 외부인과 입주민들에게 동일한 사용료를 받으며 영업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수익금에 대한 공개나 자금 흐름 등은 소유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백궁 동양파라곤 입주자대표단은 4명으로 구성됐다. 1,113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오피스텔의 입주자대표단이라고 하기에는 극히 소수다.

이들은 입주민공동소유인 1,890㎡(570평) 규모의 초대형 스포츠센터(헬스장, 사우나장,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를 실수요자들에 대해 일체의 동의나 공지절차 없이 연간 3억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하는 10년 동안의 특혜성 불법임대와 불법 외부영업 등을 하고 있어 직무유기, 사기, 배임 수사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문제는 또 있었다. 백궁 동양파라곤 입주자 대표단은 소유자의 동의나 허가관청의 인허가 없이 불법 구조변경과 함께 불법 외부영업을 한데 이어, 외부 이용자에게 임의의 무상주차 제공 및 스포츠센터 임대자의 공동관리비를 입주자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시설 이용료 역시 턱 없이 높았다. 인근 타 단지의 경우 입주민 전용 스포츠센터는 월 1~3만원의 시설이용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스포츠센터는 주변 사설 스포츠센터보다 높은 월 8~14만원의 과다 이용료를 청구해왔다.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입주민들은 시공사가 분양 당시 분양가에 포함하는 조건으로 입주민 공동소유화 했던 스포츠센터를 다시 턱 없이 비싼 돈을 매달 내면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관리비리 의혹은 스포츠센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입주자대표단이 소유자들 동의나 공지사항 없이 임의로 진행하는 단지 내 각종 공사비와 특정업체와 임의로 계약해 과다하게 부과하는 경비용역비, 청소비 등 각종 용역계약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조사가 필요해 보였다.

이에 대해 백궁 동양 파라곤 관리소장은 “현재 분당경찰서 지능수사팀에서 관련 건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관리소에서 어떻다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입주자대표단들은 자신들이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며, 자료 제출 등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입주자 대표단은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상태다.

한편, 관할 경찰서 측은 지지부진한 수사를 보이고 있다. 민원 접수 후 줄곧 백궁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관리비리 건에 대해 조사를 하던 담당 경찰관은 최근 사이버수사대로 발령이 났다. 자연스럽게 담당 경찰관이 없어져 사건 조사가 미미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가칭)입주자소유자협의회 C씨는 “관할 경찰서의 수사의지 부족에 대한 민원 제기와 함께 입주자 대표단에 대한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을 적용받고 있어 주택법처럼 행정관청이 개입해 조사 자료 요구 등을 통한 관리감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아파트에 비해 오피스텔은 심각한 관리비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