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파크 넘는 녹지공원 만들겠다”
박원순 시장, “서울역 고가, 하이라인파크 넘는 녹지공원 만들겠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4.09.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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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뉴욕 하이라인파크 현장시찰… 서울역 고가 재생 구상 밝혀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은 23일 뉴욕 하이라인 파크(Higline Park) 현장 시찰 및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역 고가를 ‘사람’ 중심의 녹색 시민 보행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민선 6기 도시재생 핵심 사업 중 하나다.

하이라인 파크는 지상 9m 높이에 만들어진 2.5Km 길이의 공원으로, 17m 높이에 위치한 서울역 고가(폭 10.3m, 총연장 938m)와 유사한 여건 속에서 녹색 공간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바 있다.

하이라인 파크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철도의 역사와 생태 환경을 재조성해 공원화했다.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서 2009년 1구간(갠스부르트가~20번가) 완공 후 뉴욕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11년 20번가~30번가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 구간이 완성됐으며, 올해 34번가에 이르는 마지막 구간 공사가 완성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으로서, 철거하기보다 원형 보존하는 가운데 안전, 편의 및 경관을 고려한 사람 중심의 공간으로 시민에게 돌려드리기로 했다”며 “버려진 폐철로를 활기찬 도시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뛰어 넘는 선형 녹지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재생을 통해 문화유산과 문화시설이 연결되고 관광명소화되면 침제에 빠진 남대문 시장을 비롯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시찰에는 비영리단체로서 1999년 당시 폐철로 철거 반대와 공원화를 주장했고 현재는 하이라인파크 관리를 맡고 있는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 of the highline) 대표인 조슈아 데이비드(Joshua David)와 로버트 해먼드(Robert Hammond), 총괄건축가인 황나현씨가 동행하며 공원 조성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역 고가는 1970년 준공된 이후 44년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노후화돼 당초엔 올해 말 철거 예정이었으나, 역사적 가치와 가능성을 재조명하며 재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서울로 인구가 집중됐던 70년에 완공된 고가는 그 당시 철도로 단절한 교통의 흐름을 이어주며 서울도심의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근대화의 상징적 공간이자, 당시 상경한 시민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가장 처음 대면한 구조물이다.

동시에 역사적 사건마다 시민성이 표출했던 민주화의 상징인 장소인 서울역광장과 함께 한 장소적 특징을 지닌다.

고가는 4층 높이에서 한 눈에 서울 도심 조망이 가능한 장소로, 전국(KTX)를 통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자 인근에 서울성곽, 숭례문, 한양도성, 남산공원, 남대문시장, (구)서울역 등 역사문화유산이 위치하고 있어 걸어서 즐기는 도심 속 쉼터이자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또 하이라인처럼 보행로와 그 주변에 초화류 또는 소관목 식재가 가능하고 소규모광장, 테라스 가든 및 커뮤니티 공간 등 소통광장과 엘리베이터와 연결로를 통해 지상과 지하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한 다양한 공간으로 연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역 세 갈래 고가 중 중림동 방향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약현성당과 새롭게 정비될 서소문 역사공원이 위치하고 청파동 방향에는 극립극단이 새롭게 들어설 예정에 있기도 하다.

특히 고가 한가운데 하부에는 서울역과 광장이 위치해 있어 이곳과 고가를 연결하면 대중교통의 결절점으로도 역할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일부 취약한 시설물만 최소비용으로 보수보강하고, 원형 구조물은 최대한 보존한다.

여기에 고가 상하부엔 공방, 캘러리 등 문화공간, 카페, 키오스크, 기념품점 등의 상업공간, 대중교통 환승장과 접한 휴식공간 등 ‘사람과 재생’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서울역 고가 재생을 전제로 고가의 안전에 대한 검토와 상하부 활용방안에 대해 디자인 구조분야 전문가와 논의과정을 거쳐 사업계획안을 마련했다.

서울역 고가하부의 교각 4개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교각은 안전하나, 특히 상판이 노후해(안전도 D등급) 상판을 걷어내는 작업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10월 국제현상 공모를 실시해,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설계안이 나오면 2015년 구체적인 설계과정을 거쳐 공사에 착수, 201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화는 물론 기후변화대응의 선도도시인 ‘파리시’와 앞으로 실질적인 교류를 확대해 양 도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2015년 4월 ICLEI 세계총회 등 세계 도시들과 기후변화공동대응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