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이 없는 기업을 만들자
약점이 없는 기업을 만들자
  • 국토일보
  • 승인 2009.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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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의 세상만사] (주)삼미 대표이사 / 공학박사

  이른 아침 출근길이 작년에 비해 매우 한산하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아마 경기가 예전 같지 못해서 문 닫는 기업이 늘어나 회사원들이 줄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을 닫는 기업의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10여년 전에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 나가시마 소우이치로가 지은 ‘불황을 뛰어넘는 경영’이라는 책을 다시 펴보았다. 대부분의 내용이 저자의 경험을 근거로 쓰여져 경제불황의 그늘에서 고생하는 우리 기업인들도 참고해야 할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나가시마 소우이치로는 다음 10가지 유형에 해당되는 기업은 현재 흑자가 난다 하더라도 조만간 적자로 돌아설 것이고 적자기업이라면 조만간 도산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내가 다니는 기업은 어떤지 비교해 보기를 권고하고 싶다.  


먼저 이익만능 주의에 빠진 기업이다. 이런 부류의 기업은 이익이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지역사회의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 기업이라면 일단 망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노임의 착취와 폭력이 난무하는 식의 인간을 모욕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이직의 기회가 적은 지역에서 시대착오적으로 설쳐댄다. 그러나 기회가 제공된다면 종업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빠져나갈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근로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세 번째가 사장만이 주인인 기업이다. 사장이 택시 운전사에 비유하고 직원은 손님으로 비유한다면 직원이 수시로 바뀌는 기업의 경우이다.


네 번째가 권모술수 및 파벌이 난무하는 기업이다. 마치 싸구려 소설에 나오는 회사처럼 사장파, 전무파 등으로 편을 갈라서 열심히 자기들끼리 싸움만 하는 회사는 오래가지 못한다.


다섯 번째가 친인척으로 이루어진 족벌기업이다. 사실 친인척이라고 굳게 믿었던 직원이 배신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조심해야한다.


여섯 번째 전임직원이 팔방미인인 기업이다. 경영이나 기술에 관한 전문가가 없으면서 뭐든지 다잘 할 수 있는 임직원들만이 존재하는 기업은 오히려 모든 업무를 그냥 대충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는 열가지 재주가진 놈이 밥굶는다는 이와 비슷한 경우를 꼬집은 우리나라의 속담도 있다.


일곱 번째는 규칙이 까다롭고 관료주의 기업이다. 즉 합리성보다는 합법성, 실적보다는 형식을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규칙만 열심히 따진다면 요즘 패러다임에 맞지 않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여덟번째가 견실치 못한 기업이 사업의 팽창 등 저돌적인 경영을 하는 경우이다. 어떤 품목이 성공하다보니 아무 기반도 없이 급격하게 성장한 기업으로 너무나 자신감에 넘쳐 작은 내외의 충격에도 견디지 못하는 기업으로 거품으로 비유될 수 밖에 없다.


아홉 번째가 오만불손한 기업이다. 조직문화도 없고 임기웅변식으로 이해 당사자들에게 막대하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은 뿌린대로 거두어 재앙을 만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공사혼동형 기업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는 사장과 열심히 자기 이권을 찾아 헤매는 간부들, 그리고 종업원들 조차도 제 몫만 찾는 기업은 갈수록 멍만 든다.


대통령이 직접 비상경제 상황실인 지하벙커를 지시하였다하니 우리경제가 긴급한 현실에 직면한 것을 자인한 것이다. 정부뿐 아니라 온 국민이 불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 만에 하나라도 나가시마 소우이치로가 언급한 내용에 해당되는 기업이 있다면 이 기회에 재빠르게 변신하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