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 건설산업 혁신동력으로 자림매김돼야”
“CM… 건설산업 혁신동력으로 자림매김돼야”
  • 국토일보
  • 승인 2008.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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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 세 기 한국CM협회 회장


국내 CM도입 12년… 국내환경 미비 2001년이후 활성화
‘미군기지이전사업’ CM수행… 해외건설시장 진출 초석

 

 

  우리나라 CM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12년차가 됐다. 지난 1996년 건설산업기본법에 최초로 CM이 규정될 당시 이미 감리제도가 도입돼 활용되고 있었으나, 대부분 품질위주의 관리방식에 그치고 있어 건설공사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관리 수행방식의 운영 및 국내 건설시장의 전면개방에 따른 국내건설기술 경쟁력 제고 수단으로서는 상당히 미흡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업의 효율적이면서 체계적인 관리활동을 위해 CM제도를 도입했으나 IMF 외환위기 등 국내 환경 미흡으로 2001년 말경에야 CM업무지침, CM대가기준, 건설사업관리자 사업능력 세부평가기준 등의 세부지침을 마련했으며, 2002년에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하여 발주자가 손쉽게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자료에 의해 능력이 있는 건설사업관리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CM능력평가.공시 근거를 마련하여 시행하는 등 CM활용을 위한 기본 틀을 갖추었다.


한편 정부에서는 CM을 조기에 정착시켜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도모하기 위해 그동안 시행상 나타난 제반 미비점을 보완하고자 국가종합계획에 CM관련사항을 적극 반영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공공건설사업은 부정확한 수요예측과 과다설계, 공기지연 등으로 불필요한 예산낭비가 많았다는 지적이 있어 기획.설계.운영 등 건설 전 과정의 혁신을 통해 예산 낭비적 요인을 제고하고 아울러 사업관리를 강화하여 공기단축 및 사업비절감을 추진하기로 하고 금년 말까지 건설산업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있다.


또한 공공건설사업을 대상으로 CM적용 효과를 검증하고 그 수행절차에 대한 정형화된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공공부문의 CM활성화를 통한 민간부문의 CM적용을 유도하여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주자의 CM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2003년도부터 매년 민·관 합동으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CM설명회, 간담회 및 교육을 실시하는 등 CM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CM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CM서비스의 공급범위가 설계나 시공과정에서의 감리 플러스 알파로 잘못 인식돼 왔다.


이같은 인식과 달리 설계나 시공과정에서의 업무뿐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 등에서의 설계이전단계의 기획.타당성검토.분석.자문.지도.행정지원 등의 업무에서도 CM수요자인 발주자가 이 부분의 복잡다기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을 CM업체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CM은 본래 1960년대에 미국에서 발주자의 필요에 의해 태동된 제도로 건설사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발주자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고 건설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건설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해 프로젝트 기획에서 사후관리 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통합관리토록 하는 이 새로운 제도가 자연스럽게 대두되어 발전하게 됐다.


미국의 CM은 그 장점과 효과가 입증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 초기에는 공사비의 일정비율을 용역비로 받는 CM for Fee방식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CM이 아예 공사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CM at Risk방식으로까지 발전됐다.


또한 원도급자가 없이 분리발주방식을 채택함으로 이들 전문건설업체가 대형건설업체의 하도급자로서 공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자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다수의 전문건설업체가 원도급자의 위치가 되고 CM이 통합관리 함으로서 공사비 절감이나 품질향상, 공기 단축 등의 다양한 발주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국내의 CM은 70년대부터 해외건설 진출업체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해 80년대 중반 원자력 건설사업 과정에서 CM체계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후 국내 최대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 건설사업을 통하여 국내 건설시장에 첫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2002년 월드컵축구경기장 6개 프로젝트에 CM을 적용했으며, 특히 월드컵경기장건설공사는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촉박한 사업기간과 FIFA의 까다로운 경기장 기준에도 불구하고 CM을 적용하여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함으로서 그 효과를 입증한바 있다.


이로 인해 공공회관 및 청사공사, 수해복구사업, 병원공사, 과학관공사, BTL 민간투자사업,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 등 공공부문 전 분야에서 CM발주가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으며 근년에는 신도시.기업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 및 민간 프로젝트에서도 CM을 활발히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대형국책사업인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은 현재 한국과 미국업체로 구성된 CH2M Hill.건원.아이티엠.토펙.유신코퍼레이션 컨소시엄이 수행중인데, 이 사업은 CM의 종주국인 미국정부?미국업체와 대형국책사업을 공동 수행함으로써 우리나라 CM능력이 한 단계 상승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앞으로 CM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국내 건설경기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외적요인으로 인해 현재 주춤한 상태이다. 그러나 해외건설수주는 2005년 169억 달러, 2006년 165억 달러, 2007년 398억 달러에 이어 올해 예상목표치를 450억 달러를 예상되는 최고의 기록을 갱신 중에 있다. 이러한 풍요 속에서도 부가가치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이의 내면을 들어다보면 고부가가치가 있는 설계?엔지니어링?CM 등 용역규모가 1%미만의 미미한 수준이다. 해외건설의 호황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등 산유국에서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증가와 신흥개발도상국의 시장 규모가 커진 것에서 기인된다.


이러한 시장규모는 향후 4~5년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 같지만 오일달러 열기가 사라지고 수주액의 70%를 차지하는 플랜트의 교체주기가 지나면 다시 침체기에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플랜트 및 단순 시공분야의 범주에서 벗어나 각종개발에서 프로젝트를 창출하고 관리하는 CM으로 전환하여야 경기 부침에 관계없이 고부가가치가 있는 안정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미국의 최대 건설사이면서 CM사인 터너는 현재 세계 최고층인 ‘타이베이 101빌딩'을 비롯하여 세계 100대 초고층빌딩 중 59개를 대부분 시공이 아닌 CM으로 참여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사업에 대한 제안은 대부분 이 회사에 들어와 별 경쟁 없이 손쉽게 수주하고 있다.


또한 생산성차원에서도 우리나라 대형건설사가 한 사업장 당 평균 약 14.6명이 투입되지만 터너사의 경우 한 프로젝트 당 평균 약 3.6명만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때 우리도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는 고부가산업인 CM상품으로 진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에서도 CM을 전략 상품화하여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끝으로 GDP 대비 규모로 제조업 다음으로 국가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건설산업은 그 위상에 걸맞은 전략산업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나 이미 선진국들은 건설산업을 21세기 성장동력산업으로 설정하여 국가차원의 기술혁신과 컨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건설산업이 초대형화, 최첨단화, 복합화돼 가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국내 건설산업의 변화와 혁신에 CM의 역할과 활성화는 필요불가결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측면 뿐만 아니라 CM업계 차원의 혁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