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발생없는 ‘무기단열재’ 관심 급증
유독가스 발생없는 ‘무기단열재’ 관심 급증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4.06.23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의 날 특집기획] 건축물 화재, 골든타임을 버텨라

석유화학제품 주원료 가연성 ‘유기단열재’ 피해 갈수록 증가추세
모래·현무암으로 만드는 ‘무기 단열재’ 유독가스 발생 거의 없어
국내 가연성 샌드위치패널 사용 많아 시장 규모 작아 ‘확대 필요’


세라크울, 그라스울, 미네랄울. (KCC 제공)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올 들어 일산, 울산,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주요 공공시설과 상가의 화재 사고와 지하철 방화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했다. 10분 이내로 빠른 시간 내에 진화된 경우도 있었고 1시간 이상 불에 탄 경우도 있었지만 터미널과 상가 등의 경우는 실내 인테리어 자재 및 가연성 단열재가 타면서 유독가스가 퍼져 다수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지하철 방화의 경우는 검게 그을린 화재의 흔적을 제외하고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 됐다.

이처럼 지하철 방화 사건이 제2의 대구지하철참사를 피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로 내부 벽체와 바닥, 의자 등이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소재였기 때문이란 것이 밝혀지면서 ‘무기단열재’ 등 내화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화건축자재는 불에 타지 않는 성분인 규사(모래)와 현무암 등을 원료로 만든 건축자재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내화건축자재는 무기단열재이다. 단열재는 건축물에서 보온을 하거나 열을 차단할 목적으로 쓰는 건축자재인데 만드는 원료에 따라 ‘유기단열재’와 ‘무기단열재’로 구분한다.

특히 단열재는 불이 났을 때 벽을 타고 지붕이나 인근 건물로 화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원료의 사용이 중요한데 무기단열재와 달리 유기단열재는 스티로폼이나 우레탄 등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만들어져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12년 순직한 5명의 소방관들의 사고가 모두 공장과 창고에서 일어났으며, 화재가 큰불로 이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 화염과 유독가스를 급속히 확산시키는 스티로폼과 우레탄 등 가연성 자재를 샌드위치 패널의 단열재로 사용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 밖에도 1999년 경기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유치원생 등 23명 사망, 3명 부상), 2003년 충남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어린이 8명 사망, 15명 부상), 2008년 경기도 이천 대형창고화재(50여명 사상) 등 심각한 인명피해와 수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화재사건들은 모두 건축물에 가연성 유기단열재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무기단열재는 규사(모래)와 현무암을 원재료로 만든 인조광물섬유로 뛰어난 단열성은 물론,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을 갖추고 있는 내화건축자재다.

화재 발생시에도 불이 옮겨 붙지 않고 표면에서 그을리다 진화되기 때문에 대형화재를 막을 수 있고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도 거의 없다. 또한 입자가 굵어 인체에 흡입이 어려운 비흡입성 섬유로서 인체에 무해한 장점도 가지고 있다. 석유를 여러 차례 정제 가공한 유기단열재와 달리 프레온가스,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오염물질이 거의 방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안전성도 확보된 제품이다. 대표적인 무기단열재로는 미네랄울과 글라스울 등이 있다. 이같은 불연재는 모래와 현무암 등을 원료로 뽑아내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KCC, 벽산, 하니소 등 소수업체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엄격한 법규를 통해 화재에 안전한 무기단열재 등 내화건축자재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으며, 전체 단열재 시장에서 무기단열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80% 이상이다.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들은 무기단열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백화점, 마트 등 공공시설의 건축자재는 모두 준불연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공장, 창고 등의 대형화재에 쓰이는 샌드위치 패널의 경우는 대부분 스티로폼 등 유기단열재를 사용하고 있어 화재에 취약하고 화재발생시 인명피해가 클 수 있어 무기단열재를 중심으로 한 내화건축자재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물에서 무기단열재는 화재 발생 시 소중한 인명을 지킨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화재발생 뿐 아니라 유해물질에 의한 질식 등 2차 피해의 위험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무기단열재의 사용은 필수적이다”면서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내화건축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건축업계는 물론 정부나 국민 모두의 안전의식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