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을 욕보이지 마라
공무원 조직을 욕보이지 마라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4.05.19 09: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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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6 세월호 정국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매머드급 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항해중인 대한민국호를 강하게 흔들고 있다.
이번에도 그냥 대충대충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면 이 나라는 더 이상 설 곳도 없고 기댈 곳도 없을 만큼 국민정서와 국가위상이 실추돼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취재기자 생활을 하면서 과거 건설부 시절부터 20여년 정부부처를 출입하고 있다.
그래서 주요 취재원들 중 공직자들이 많다. 그들과 접촉하며 정책의 오류를 지적하고 국민복리와 국가경제 선진화를 위한 논조를 유지하는데 집중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직자의 자세와 어려움을 옆에서 직접 느끼고 인식을 같이 해 온 점 또한 사실이다.
특히 건설산업이 언론의 집중공격을 받고 부실의 근본처럼 각인되던 시절 해당 공직자들의 한숨소리도 들었다.
기자의 순기능은 곧 비판이며 그 기능을 합리적으로 살려 나가는 길이 사회의 公器로서 역할을 다한다는 책임 아래 질책과 지적을 주로 해야만 했던 업무적 특성이 있기에 칭찬은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 기자들의 공통된 인생이다.
오늘 오랜만에 두둔형 발언 한마디 해야겠다.
공무원은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이해하고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목표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른바 奉職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들 역시 정부로부터 월급을 타는 사람들로서 궁극적 목적은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국가안위에 대해 일반 국민들보다는 더 깊이 통찰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의 범위가 넓은 계층의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들이야말로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가장 강하고 조직력이나 개인적 능력을 겸비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온통 화살은 공무원 집단을 향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아주 비열한 공직자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사례는 많다. 간혹 이러한 공무원이 있어 전체조직이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공무원 세계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선 안 된다.
문제의 핵심인 낙하산 인사를 짚어 보자.
소위 낙하산인사라 함은 인사발령 전 그 사람이 그 분야의 업무를 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일례로 국토교통부에서 30년을 건설제도 개선 및 정책개발, 산업진흥을 위한 분야에서 업무를 봐 온 공직 명퇴자가 해당분야 기관 또는 단체에서 그 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한다면 어찌 낙하산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오히려 그들은 전문가다. 그 분야에서 그들만큼 국내외 제도적 문제 및 산업형태를 잘 알고 있는 자도 드물다.
무조건 마녀사냥식의 몰매 때리기 놀이는 곤란하다.
국가경제와 국민복리에 得이 되지 못한다.
이것은 결론적으로 국민의 한사람인 공무원에게 거꾸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라고 단언한다.
만약에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깨끗하게 정화될 수 없다면 그들을 법이 보장하는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후배들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정년이 될 때 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직하면 이렇다 저렇다 말 할 필요 없을 것 아닌가!
전관예우 때문에 온갖 비리를 눈 감아주고 국민생명을 위협한다는 여론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절대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작금 중요한 문제는 3~4년 일찍 명퇴한 자가 남은 기간 공무원 신분으로 국가와 국민에 봉직할 수 있는 자세로 일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
평생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 자존감과 책임감을 중시하며 살아온 그들에게 마치 본인 자신이 대죄를 지은 것 마냥 몰아붙이는 이 사회의 잘못된 모습은 없어져야 한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 @ ikld .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