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엔 기본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엔 기본이 없다
  • 국토일보
  • 승인 2014.05.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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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박 용 호 공학박사 / 기술사

지금 대한민국엔 기본이 없다
건설사업관리 하향평준화.기술자 제도개선 등 거꾸로 가는 건설정책

 
세월호 참사로 인한 스트레스가 날로 더해져 가고 있다.  처음 사고발생시에는 안타까운 마음과 곧 구조되겠지 하는 마음이 겹쳐 TV를 시청했는데 사상최악의 참사로 밝혀지고 속속 들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분노로 이어지면서 TV시청을 아예 기피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참사의 원인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냉철히 살펴보면 딱 하나 기본, 기본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다 아는 기본이 안 지켜지다 보니 이런 사고에 우왕좌왕하고 아까운 나라의 미래들이 목숨을 잃었다.

누구의 잘못 일까? 빨리빨리 문화… 대강 적당히 좋은 것이 좋다는 사회적 문화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건설현장은 어떤 상황일까.
지난번 세종시 모아건설 부실시공과 아산시의 다가구주택 전도사고도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본무시.

이번 세월호 사고로 해수부 전 고위공직자들의 관련 산하단체로의 취업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진짜 문제는 기본을 지키지 않으려는 업계의 이해와 낙하산 인사들의 행태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원만한 업무협조 처리가 기본을 지키는 대전제라면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 협회장께서 5,000㎡이하의 건축물설계와 감리를 반드시 분리하는 입법을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분리가 정답일까. 전세계에 이런 법을 건축사가 주장하는 나라가 있을까.

건축주의 횡포로 감리가 제대로 안된다고 하는데 감리를 맡은 해당 건축사가 제대로 감리 안하면 중대한 제재를 가하면 면허취소가 아까워서라도 제대로 감리를 할텐데 설계자가 아닌 다른 건축사가 감리하면 감리가 과연 나아질까?

‘혹 디자인능력이 안되거나 일거리가 없는 건축사들을 위한 먹거리 싸움은 아닐까?’라고 생각하면 확대해석일까.

더 기가 막히는 것은 5월에 발표된 건기법 전면개정에 따른 건설기술진흥법의 예고내용을 보면 기존감리가 건설사업관리라는 큰 단위의 이름으로 바뀌면서 설계자와 건설사업관리용역자(기존의 책임감리도 감독대행형 건설사업관리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바꾸면서 건설사업관리로 덧칠해 버렸다)가 동일해서는 안된다는, 결국 설계자와 감리자를 완전 분리한다는 내용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해당 관계공무원들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일단 법 공포후 재 개정이라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데 이것 또한 공청회 등에서 제시된 각계의 의견을 감안해야 한다는 기본을 무시한 결과가 아닐까?

하긴 기술사제도가 있지만 건설기술자역량지수 개선이라는 미명 하에 학경력제도로 무마하려는 법안이기도 하니 무슨 말을 하랴.

이번 아산시 오피스텔 전도사고와 지하철 사고 등으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은 안전불감증 수준에 대한 사회각계의 활약상(?)을 전세계 만방에 과시했다.

한가지 제안을 드린다면,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단체장들의 치적쌓기용 박물관, 전시관, 홍보관 등이 유행하는데 전도된 아산시 오피스텔을 영구보존해 홍보자료로 삼는 것은 어떠한지? 이야말로 산 교육이 아니겠는가!

따스한 5월에 기술을 농락하는 차가운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