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春來不似春
[데스크칼럼] 春來不似春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4.04.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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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년 국토일보 편집국장

 
[국토일보 김광년 편집국장] ‘봄은 봄이로되 정녕 봄은 아니로다.’ 지금의 대한민국 실정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계절은 이미 4월을 지나 계절의 여왕 5월이 코 앞에 다가왔는데 우리들 마음은 아직도 춥고 떨리는 엄동설한이다. 개나리 진달래가 어떻게 피고 어디로 갔는지 벚꽃 . 목련의 올 자태는 어떠했는지 서로 인사도 없이 2014년 봄은 그저 그렇게 갔다.

아직도 차디찬 바닷속에서 신음하는 이 나라의 소중한 생명들이 저 깊숙한 곳에서 절규하고 있다는 소식만 아픈 가슴을 때리고 온통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시간이다.

‘세월호’ 라 했던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들이 살아 돌아온다면 무슨 짓을 하더라도영정사진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그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고 싶다.

먼저 한 사람의 어리석음이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 올 줄 몰랐던 대한민국의 철저한 반성이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말을 잘 들었던 것이 생사를 넘나드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것에 가슴이 미어지고 ... 이 땅에 살아있는 기성세대들은 과연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화가 나고 울분이 끌어 오른다. 온 나라가, 온 국민이…

이것뿐인가. 국가적 망신도 유분수지 반세기 급속성장한 표시라도 내려는지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못 된다는 점을 우리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꼴이다.

확실한 후진국형 사고임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 법과 제도를 운영하는 정부를 비롯해 국민생명을 다루는 산하기관  관련업계 등 어느 곳 하나 제대로 작동한 흔적이 전혀 없으니-

그래도 지금까진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I'm Korean’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었는데 이제 싫다. 아니 부끄럽다. 차라리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본이 부럽다. 최소한 국가재난관리 시스템 측면에서는 말이다.
자식이나 조카 등 친인척 애들을 볼 염치도 없다. 무슨 자격으로 어른 행세를 할 것이며 그 어떠한 말을 한 들 설득력이 있겠는가.

우리 모두 죄인이다. 그저 죄인은 침묵할 뿐이다.

작금 우리 사회는 ‘미안합니다’ 라는 말과 단어가 온갖 매스미디어를 통해 난무하고 있다.
기자는 이 대목에서 분명 사회적으로 잘못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200명이 넘는 꽃다운 청춘을 물속에 수장시키고, 평생 돈 모아서 제2의 인생 잘 살아 보겠다고 떠난 사람들… 열심히 일한 당신 생애 처음 제주도 여행을 떠나며 애들처럼 좋아했던 환갑친구들 등 3백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지금 ‘미안합니다’ 라는 말이 되는 건가?

이것은 ‘미안’으로 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무릅꿇고 통탄의 사죄를 해도 부족한 이 마당인데 뭐? ‘미 안’ 하다고 ? …

옛 말에 얼토당토 않은 일을 한 후에 변명을 하려 할 때 ‘사람 죽여 놓고 미안하다고 하냐’는 말이 있다.

작금 대한민국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함부로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공직자, 언론, 지식인 등 온 나라가 ‘미안’ 모드다.

108배라도 하든지, 아니면 백일기도라도 드리든지 피를 토하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도 부족하다.
정부와 국민은 절제와 자중의 자세로 전환하고 철저한 원인 및 대책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미안’하다는 무책임한 말 반복하지 말고.

비가 계속 온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저 빗속에서 그들의 넋이라도 위로할 수 있겠는가.

정녕 봄은 봄이로되 봄은 아니구나…
2014, 4, 28
knk @ ikld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