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승강설비 CM,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는?
[기고] 승강설비 CM,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는?
  • 국토일보
  • 승인 2014.03.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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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구 코리아엘리베이터컨설팅(주) 대표

초고층건축물시대… 승강기설비CM이 성공사업 첩경

 
서울의 한 초고층건물 공사현장 이었다. 시점은 기초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다. 현장의 한 건설회사에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현장에 기초공사를 하는데 승강설비 피트치수를 얼마로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분명히 건축도면도 있을 것인데 왜 또 문의를 하는지 물어 보았다. 상대방의 대답은 놀라웠다.

“건축도면을 어떻게 다 믿고 시공할 수 있겠는가? 기초공사를 하면 수정도 거의 불가능한데 확인을 안하고 공사하는 현장은 거의 없다”고 했다. 승강설비 부분에 대해서는 시공 사가 건축 설계자를 100%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과 건축공사에 있어서 승강설비 부분이 전체 공정에 세부적으로 잡혀있지 않아 사전에 검토되지 않고 공사 중에 검토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 공사 진행 중에 이것이 검토돼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공사도 중단되고 만약 일부 공사가 진행 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작업까지 해야 하는 엄청난 시간적, 금전적 손해가 발생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중대형 건축현장에서는 대부분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들여다 보면 승강설비가 건축공정에서 주인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건축이나 전기 등 큰 분야별 CM(Construction Management)은 있는데 비해 승강설비는 CM이 없이 진행되는 현장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세부 공정에 포함되어 관리 하지 않는 결과가 결국 그 현장의 문제점이나 손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건설경기가 안 좋은 관계로 건축공정이나 비용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도 승강설비 CM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승강설비 CM’이 무엇인가? 승강설비 CM은 쉽게 말해서 그 현장의 승강설비에 대한 책임자이다. 승강설비의 설계, 시공 성, 공정관리, VE(Value Engineering), 품질관리, 안전 등 모든 공사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관리를 하는 것이다.

착공 전에는 승강설비 설계에 대한 타당성 검토, 시공 성 검토, VE 검토 등 Pre-Con Service 가 필요하다. 착공 후에는 기초공사 부분에 피트위치 및 치수 확인이 필요하고 초고층 빌딩의 경우에는 콘크리트강도가 500 kgf/㎠ 이상이고 철근의 간격이 작아서 승강기 가이드레일 설치를 위한 Anchor bolt를 승강로 벽에 박는 것이 거의 불가 하므로 임베드(Embed) 또는 인서트(Insert)라는 것을 피트 바닥에서부터 수직으로 2.5m간격으로 승강로에 설치 하여야 하는데 이것은 승강로 축조 시 사전에 설치해야 하므로 기초공사 할 때부터 작업이 되어야 하므로 사전에 관리돼야 한다.

승강설비는 약 2만5,000개의 정밀한 부품이 제조업체에 의하여 생산되고 현장에서 정밀하게 설치돼야만 최종적으로 승객이 타고 다니는 승강기의 품질이 좌우 되므로 승강설비 업체 선정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승강설비 CM업무 중에서 최소의 금액으로 최고의 품질을 낼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큰 역량 중에 하나가 된다.

업체가 선정되면 승강설비 설치 도면, 각종 강도 계산서, 사양서, 부품제작도면 등 많은 승인 서류들이 승강설비 업체로부터 발주처로 제출 된다. 이 제출된 서류를 발주처에서 상세히 검토, 승인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는 한 것이 현실이다.

초고층빌딩의 초고속 승강기의 경우에는 더욱 엄두를 내지 못한다. 따라서 승강설비 CM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에 의해서만 승인서류 검토가 완벽히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승강기 부품이 생산돼 출하하기 전에 공장검수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만약 검수해 문제점 발견 시 즉시 조치돼야 현장 공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건물 골조공사가 완료되면 이제 승강기 공사도 착공을 한다. 이때, 사전에 승강기 공사 투입이 가능한지 건축공사 진행사항을 CHECK하는 것도 승강설비 CM의 몫이다. 왜냐하면, 건축공사가 미비한 경우 승강기 공사가 착공된다면 안전에도 문제이고 공정 진행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강설비CM은 발주처를 대신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절대 업체를 믿고 모든 것을 맡기면 안 된다. 모든 것을 철저히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승강설비전문기술자가 되려면 적어도 승강기 기술경력이 15년 이상 돼야 한다. 그 이유는 한국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 시행령에 의하면 특급기술자는 관련분야 기사 자격증 취득 후 10년이상의 경력 소지자에 한하여 주어지는데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대학교4년을 마쳐야 하므로 최소 14년 이상이 되어야 특급 기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안전사고 증가
한국도 이제 승강기 50만대가 설치된 세계 8위 보유국이다. 한 해에 약 2만5천대가 신규로 설치되고 연간 시장 규모도 약 2조5천억의 단일품목으로는 작지 않은 시장이다.

그러나 승강기 사고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승강기 설치 현장에서의 작업자 사고도 상당히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 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승강설비 공사 시 명확한 관리주체가 없는 것이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고는 줄어 들 수 없는가? 그것은 바로 승강설비CM에 있다. 승강설비 공사에 대한 관리주체로서 공사 전반에 걸쳐 승강설비 관련하여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관리 한다면 안전뿐이 아니고 공사비 절감, 최고 품질의 제품 설치, 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미국의 한 초고층빌딩 현장을 방문 한 적이 있다. 현장 방문을 위한 접수를 한 이후에 현장에서 우리를 안내하기 위하여 나온 사람은 바로 승강설비CM이었다. 그리고 제일먼저 하는 것은 방문자에 대한 안전교육 이었다. 참 부러웠다.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승강설비CM이 필수적으로 현장에 상주해 근무, 모든 공정에 승강설비 관련한 기술 및 관리 업무를 수행 한다고 한다. 이것을 보고 분명히 한국도 머지않아 이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지난 2009년 코리아엘리베이터컨설팅을 설립할 때 만해도 반신반의 했다. ‘과연 승강설비 컨설팅을 고객들이 많이 의뢰할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 계약한 실적을 보면 120개 프로젝트가 넘는 어마어마한 실적을 수행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