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 <10>
[안동유의 세상만사] <10>
  • 국토일보
  • 승인 2014.02.2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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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법무보상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 설비건설공제조합 법무보상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염전노예와 민주사회

신안 염전에서 염전 노예가 발견됐다. 염전 노예! 현대 사회에 어찌 노예가 있으랴! 그래도 노예란 표현을 쓴다. 그만큼 가혹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어릴 때 지리 시간에 배운 개념이 하나 생각난다.

리아스식 해안! 스페인 리아스 지방에 해안 굴절율이 엄청나게 높아 그런 해안 지형을 리아스식 해안이라 부르게 됐다. 우리 서남 해안이 리아스식 해안이다. 해안이 복잡하게 들쑥날쑥해서 해안 지형을 파악하기 어렵고 심지어 프렉탈 구조의 일종으로 2.5차원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거기다 섬까지 바다에 곳곳에 떠있으면 바다를 미로처럼 만들어 그 곳에서 태어나 자라 바다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사람의 능력으로 쉽게 길을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른바 한국식 다도해란 개념이 생겼다.

다도해! 리아스식 해안을 넘어 바다에 많은 섬들이 산재해 있는 지형이란 뜻이다.
섬은 행정력이 미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고대국가에서도 탐라도와 우산국이 늦은 시대까지 독립돼 있었고 신라말의 혼돈 시대엔 완도를 근거지로 청해진이란 해상 세력이 독립국가 같은 세력을 키워 군사력을 확보하고 재정을 위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6.25 때도 육지의 전세가 급하긴 했지만 산재해 있는 섬들에 일일이 다 행정력을 미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섬지역 사람들끼리는 끈끈한 공동체의식이 강하다. 독특한 문화… 고대 이전의, 청동기시대 이후의 지역 전통이나 풍습이 강하다. 풍장이니 초분이니 하는 것이 그런 예다.

염전 노예가 발견된 곳에서 파출소가 70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과연 몰랐을까? 경찰들이. 동네 주민들도 대부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부정하고 있지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여 년 전쯤에 신문 지상을 뜨겁게 달군 건 인신매매였다. 방송과 지상에 인신매매가 도배되고 사람들이 불안해 밤길을 못 다닐 정도였다. 당시엔 주로 여자를 납치해서 인신매매를 통해 사창가에 팔아 넘기는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남자는 주로 새우잡이 배에 팔아 넘기는 일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밝혀진 엄청난 사실들…. 사람을 돈으로 사고 팔고 그래서 그 사람들을 강제 노역 시킨 사람들은 마치 소유권 같은 개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어렵게 가족이나 친척이 찾아 가면 돈을 주고 산 노예처럼 빼앗기지 않으려 발버둥친다.

어이가 없다. 지금 그런 새우잡이 배의 노예들이 염전으로 변형돼 남은 인생 막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시도 그들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으면 도망가다가 주민들에게 들켜서 배도 못타고 주인에게 끌려 갔다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는 경찰이 주인(?)에게 데려다 준다고 했다. 지금은 달라졌을까?

이런 일은 나와 상관 없다고 입을 닫고 같은 동네 주민끼리 공동체의 정을 깨기 싫어서 눈감아 주면 이 사회의 정의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그런 불공정함이 안현수의 귀화로,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산재 부인으로, 독재 정권의 고문과 용공 조작으로 우리를 옥죄게 되는 것이다.

민주 사회의 적은 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