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년 칼럼
말문이 막힌다...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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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2만4천달러의 대한민국 -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코리아가 또 다시 후진국형 한국병이 도졌다.
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건, 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그리고 잠잠하다 했더니 기어코 경주리조트 붕괴참사가 터진 것이다.
그러니까 건물 붕괴로 인해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부끄러운 현장을 오랜만에 본 꼴이다.
자 ~ 돌이켜보자.
성수대교. 삼풍백화점의 잇단 참사 이후 시특법 만들고 건기법 개정하는 등 시설물 유지관리 및 건설안전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개선책 마련에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그 후 쭈욱 별 사고없이 잘 버텨 왔는데 ...
기어코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그 동안 안전대책이 다시 과거로 회귀한다며 일부 전문가들이 강도 높은 지적이 있었음에도 “ 왜 멀쩡한 곳에? 표시 안 나는 곳에 뭐하러 돈을 쓰냐 ” 며 수수방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했던 사람들 뜨끔 했을 게다.
이제 또 한바탕 혼란스럽겠지.
안전행정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교육부 등 전국이 안전대책으로 최소한 몇 달은 난리법석이 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 6, 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녀 ~~~ “
기자는 단언컨대 이번 참사는 누가 뭐래도 人災다.
말썽을 빚고 있는 샌드위치 판넬은 보편적으로 창고용으로 많이 사용될 건물을 짓는데 사용하는 자재이다. 즉 사람이 활동하는 공간에는 판넬이 갖고 있는 인체에 유해한 특성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 자체가 준공된 지 얼마 안 됐지만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축물의 준공이나 설계도면 그리고 시공과정이나 관리감독 등 어느 부문 하나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가건물 형식의 이른바 ‘장님 코키리 코 만지는 격’ 아 아니고 무엇인가!
부실자재를 사용했을 확률도 높다. 판넬의 생명은 철판의 규격인데 연면적에 미달하는 두께의 철판을 시공했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구조안전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해도 정책 당국자도, 국회도, 그 위에서도 관심 없다.
뭔가 이렇게 발등에 불 떨어져야 뜨거운 줄 아는, 세상에 가장 어리석은 자들이여!
이제라도 정신 챙기시길 바란다.
필자가 가끔 시설안전 및 건설안전 주요 세미나 , 토론회서 구조안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안전전문기관 및 안전전문가의 폭 넓은 활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허무하리만큼 ' 馬耳東風 '이다 .
차제에 ‘시특법’ 을 개정해서 안전점검 대상 확대 및 의무화 정책을 공공은 물론 민간 건축물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재삼 주장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때 아니다. 안전은 철저하게 규제해야 한다. 규제완화가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민주주의가 완벽히 보장되는 선진국일수록 법과 질서는 냉혹하리만큼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다.
국민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무슨 불평불만을 얘기할 수 있나.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범 정부적 차원에서 책임져야 할 최대의 과제이자 절대적 사명감을 요구하는 사안이다.
정말 부끄럽다.
겉모양은 번지르하게 4만불 시대를 내다보는 대한민국이라는데 속은 썩을대로 썩어 있다.
나라의 수준을 평가하는 가장 확실한 잣대는 국민생명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느냐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안전하지 못한 나라에서 태어나 미처 피지도 못하고 생을 달리한 젊은이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뜨거운 용서를 빈다.
김광년 / 국토일보 편집국장 / knk @ ikld .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