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 <7>
[안동유의 세상만사] <7>
  • 국토일보
  • 승인 2014.01.14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동유 팀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법무보상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 설비건설공제조합 법무보상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두 후배

대학시절 이쁜 두 후배가 있었다.
군대 갔다 와서 복학하니 고등학교 동문회가 여고와 합하여 이른바 조인트 동문회가 됐다.
(이런 제길 동문회 가서 맘껏 욕도 하고 후배들 줄빠따도 치다가 여자들 눈치 보며 말도 함부로 못하겠군. 게다가 여자애들 앞에서 잘 보이려고 잘난 체하는 놈들 꼴 보기 싫어서 어쩌지?)

여튼 같은 고향의 여고와 조인트라 팔자에 없는 여자 후배들이 생겼다.
차차 학교 생활 적응하며 여자 후배들과도 허물이 없어졌는데 그 중 특히 이쁜 두 여자 후배가 있었다.
관찰하려 안 해도 자연히 관찰되는 게 여자라 본의 아니게 두 후배를 살펴 보게 됐다

근데 이 둘의 행동이나 평판이 아주 달랐다.
하나는 아주 착해서 늘 도서관서 공부하고 학교만 맴돈다.
당연히 인기 만점이다. 공부 잘하고 착하고 이쁘고….

도서관서 남자들이 애가 탄다.

내게 인사를 하면 - 어쩌다 도서관에 술먹을 애들 수배하러나 가지만… 나하고 일면식 있는 놈들이 다 뛰어 와서 소개해 달라고 난리다.

나도 귀찮다.

한, 두 명 얘기를 건네 줬더니 후배가 곤혹스러워 한다.
“오빠 남자들이 날 가만 안 둬요. 귀찮고 힘들어요. 조용히 공부만 하고 싶은데….”

남자 친구-로 보이는 사람도 있다.
전 학교가 걔 이야기로 술렁댄다. 근데 가만 보면 얘가 남자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끊지는 않는 듯하다.

또 다른 후배!
얜 도서관에 그렇게 자주 가지도 않지만 한 번 뜨면 마찬가지로 남자들 애간장을 태운다.
근데 얘는 분위기가 쌩해서 감히 남자들이 접근을 못한다.

 

물색 모르는 허접한 남학생이 말이라도 붙이려 커피나 쪽지라도 줬다간 바로 쓰레기통이다.
감히 잡놈들이 붙지를 못한다.

둘 다 뭐라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지만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남자들은 그걸 안다.
말하지 않아도 정확히 그 사람(여자)이 뭐라고 마음의 목소리를 내는지 다 안다.

전자는 “안되는데… 안되는데…”다. 냉정하게 끊지 못한다.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볼 때 고딩 때까지 남자를 못 사귀었던 것 같다. 아마 집안이 엄격했던 것 같다.

대학 와서 잠재의식은 풀어져 있는데 도덕의식이 족쇄가 돼서 자신을 잠그고 있지만 내면은 드러나게 돼 있다.

나의 무의식이 남에겐 의식이므로….
은연중 자신의 인기를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

후자는 고등학교 때도 남자 친구가 있은 듯. 노련하다. 시시한 남자들하곤 말도 섞지 않는다. 영양가 없이 소문만 나빠지므로…. 액기스! 제대로 된 남자 친구를 만나는 것 같았다.

둘 다 예쁘고 착하고 뭣보다 집안이 좋고 공부도 적당히 하는 편. 괜찮은 애인감 또는 신부감이다.

내논 음식물엔 파리가 꼬이는 법.
전자는 자기 단속을 못해 파리가 꼬인다.

후자는 자기 관리가 철저해서 주변 정리가 깨끗하다. 앙큼하다. 연애도 하고 할 짓 다하면서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다. 결코 자신에 마이너스가 될 짓은 안한다.

노현정이란 아나운서가 현대가에 시집 가서 잘 산단다. 모르지 재벌 집안에 사는 게 꼭 행복한 건지는….

하나 외형으로 판단할 때는 성공한 결혼 같다.
시어른 절대 공경하고 집안 일 잘 챙기고 따라서 사랑받는다고 한다.

평소 방송가에서 회식을 하거나 하면 좀 난하게 놀 수도 있다.
노현정은 인사는 잘 하는 이쁜 후배지만 절대 회식이나 사석에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전근대적인 이야기지만 여자는 자신을 비싸게 팔 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리설주도 은하수 관현악단 시절 문란하게 행세했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인데…. 그렇게 출세할 줄 몰랐겠지만 그래도 여자는 자신을 아껴야 한다.

남자란 동물은 이중적 잣대를 가진 이율배반적 존재다.
각설하고…. 범죄학의 한 분야에 피해자학 -victimology-란 것이 있다.
그 간의 형사정책이 가해자를 중심으로 봤다면 새로운 경향은 피해자를 한 축으로 범죄를 분석해서 예방책을 내놓은 것이다.

누범, 상습범, 관련 범죄 현상, 교도소의 재범죄화 등은 앞의 개념이다.

강간범을 예로 보자. 상대를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성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 출소 후에도 계속 일을 저지르는 게 보통이다.
근데 피해자를 분석해 보니 강간당하는 그 여자가 계속 강간을 당하는 현상도 있는 것이다.

어두운 밤에 짧은 치마를 입고 사람들이 없는 으슥한 곳에 남자들이 얼쩡대는 곳을 천천히 산보하고 있으면서 남자가 말을 걸어도 경계하지 않고 남자가 이끄는대로 자취방에 따라 갔다면 이 건 문제가 있는 거다.

그렇다고 범죄가 정당화되진 않는다. 범인의 반사회성은 여전히 남으므로….(정상 참작 정도)

다만 형사정책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이런 피해자에게 일정 부분 자신을 위험에 노출 시키지 않도록 유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앞의 두 후배를 아직 연락하고 있지는 않으니 어찌 사는 지는 모르겠다.
다들 잘 살겠지. 극단적으로 대비했으나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니 둘 다 무난히 살고 있으리라.

하지만 당시엔 하나는 참 여러 남자에 시달렸다. 착한 게 다는 아니다. 성격 좋은 게 다는 아니다. 다른 하나는 깔끔하게 남자에게 시달리지 않고 살았다. 앞의 후배도 지혜롭게 스스로를 관리하며 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둘이 생각날 때가 있다. 잘난 척 어리석은 여자들을 보게 될 경우다.
착하지만 남자에게 냉정하지 못해 끌려 다니거나 자기가 성격이 좋아서 남자들하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다.

그 내면은 사랑받지 못해 남자에 목매는 경우다. 도도한 척해도…. 남자들이 자기를 좋아 한다고 착각에 빠져 인기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남자들이 나를 즐기고 있었단 사실을 깨닫게 된다. 쓸데없이 남자들에게 나를 집적댈 빌미를 줘선 안 된다. 진짜 현명한 여자는 조용히 어리숙한 척 있다가 제대로 된 남자 만나 실속 있게 결혼한다.

연애와 결혼을 예로 들었지만 살아가는 모든 일이 그렇다.
상대가 또는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현실적으로 세상은 그런 곳이고 그 곳에서 지혜롭게 살아 남아야 하는 게 삶이다.

그런 피해를 줄이려면 최소한 스스로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 호의가 늘 통하는 것은 아니다. 내 삶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자기를 잘 돌아 보아 늘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