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새로운 개념의 해상교량 기초 지진격리시스템
[기획]새로운 개념의 해상교량 기초 지진격리시스템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4.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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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대교량사업단, ‘내진보강형 복합기초 개술개발’ 과제 수행

강한 지진에도 교량 안전하게 유지… 국내 최초 개발

 

초장대교란 주탑 간 거리(경간장)가 1,000~2,000m 급의 사장교 또는 현수교를 말한다.

초장대교는 경간장이 길어질수록 주탑의 규모가 증가하게 되고, 주탑을 지지하는 하부구조 또한 대형화된다.

기초 지진격리시스템 모식도.

특히 해상에서 초장대교를 건설할 경우 하부구조 공사비가 전체 공사비의 40%까지 차지하고 있어 국내·외 초장대교 건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기초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초장대교 중 현수교는 주탑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의 교량이다. 육지와 바다, 공중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최첨단 토목기술과 구조해석이 필수적인 분야로 시공 및 설계 기술 난도가 가장 높아 토목공학의 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사장교는 일반 교랑의 교각에 해당하는 주탑에 케이블을 경사지게 설치해 이 케이블이 주탑과 상판을 연결해 지지하는 형식을 지칭한다.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 1,000m까지도 시공이 가능하므로 하부구조와 상판의 두께를 줄일 수 있어 미관이 아름답고 경제적이지만, 높은 설계·시공 기술력을 요한다.

기초 지진격리시스템의 거동.

현수교의 경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골든게이트교가 대표적이고, 국내에는 남해대교, 광안대교 등이 있다.

사장교의 경우 시공이 완료된 세계 최장의 사장교는 중국의 수통대교로 중앙경간이 1,088m에 달한다. 홍콩의 스톤커터대교(1,018m), 일본의 타타라대교(890m), 프랑스의 노르망디대교(856m), 한국의 인천대교(800m)가 사장교로 유명하다. 국내의 사장교 형식 교량은 올림픽대교, 돌산대교, 진도대교, 서해대교, 인천대교 등이 있다.

지진실험센터 진동대 장비.

■ 새로운 개념의 지진격리시스템

지진격리시스템은 지진하중 작용시, 수평지반운동으로부터 구조물을 격리시킴으로써 구조물의 장주기화와 동시에 에너지흡수 성능을 높여 구조물이 미리 설정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통상 구조물을 견고하게 고정해 강성과 강도를 증가시켜 지진하중에 저항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교량구조물의 지진격리 방법은 주로 적층 고무베어링, 납-고무베어링, Hydraulic 댐퍼 등의 기계식 장치를 교각과 거더 연결부인 상부구조에 적용한 방식이었다.

한화건설에서는 국토교통부 R&D 초장대교량사업단의 ‘내진보강형 복합기초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제는 교각과 거더 사이에 기계식 장치를 설치하는 기존 지진격리 방법보다 선제적으로 교량의 지진동을 저감시키기 위해 지반과 기초구조물 사이의 하부구조에 골재(모래, 자갈, 제강슬래그 등)층을 형성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초 지진격리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것이다.

지진격리시스템 진동대 시험 모습.

■ 구조물 수명 동안 안전 유지 관건

이번에 개발 중인 지진격리시스템은 강한 지진으로부터 해상 교량의 구조물 수명 동안 교량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한화건설이 개발한 기초 지진격리시스템은 제강슬래그 층을 포설해 허용 범위 내에서 기초 구조물의 미끄러짐을 유도함으로써 상부로 전달되는 지진동을 감쇠시키는 원리다.

제강슬래그를 이용한 지진격리시스템의 지진격리효과를 규명하기 위한 다년간의 지진모사실험은 국가 분산공유 건설인프라인 지진실험센터에서 수행됐다.

최대 60톤 규모 구조물의 가진 실험이 가능한 대형 진동대와 1/30 스케일 규모의 모형 구조물 및 원지반과 제강슬래그 모형토조를 이용해 지반가속도 0.2~1.0g 수준의 다양한 주파수를 가지는 정현파와 실제 지진파에 대한 구조물 응답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부지반에서 상부구조물로 전달되는 가속도는 약 40-60% 감소했고, 상대적인 변위는 1.0g 입력 지반가속도에서 모형의 30배 규모인 실제 구조물에서 약 150mm에 이른다. 이는 중대형급 교량설계에서 충분히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인 내진설계 방식에 비해 해당 지진격리시스템의 설계는 아직 미비한 점이 많으며, 지진격리 재료의 마찰특성, 구조물의 형상, 지진의 강도 및 특성, 구조시스템 등에 따라서 설계의 일반화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대형 진동대 실험을 통해 격리층 두께, 재료의 마찰계수 등의 설계 매개변수를 결정하고 설계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최근 서해의 백령도 해역 및 보령 해역 등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이 연이어 43차례 이상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우려는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주요 사회간접자본인 대형 교량의 내진성능 요구조건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고, 가까운 미래에 해외 강진지역의 해상교량 시장의 진출을 위해 새로운 개념의 지진격리시스템 기술개발의 실용화가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