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48년 해외현장 숨은 이야기③
현대건설, 48년 해외현장 숨은 이야기③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3.11.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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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주베일산업항

공사에 쓰인 모든 자재 국내서 제작해 운송

주베일산업항 자켓 수송 모습.

현대건설은 주베일산업항 공사에 소요된 모든 자재는 국내에서 조달해 해상으로 운송했다. 한국에서 주베일산업항 공사 현장까지는 한번 오가는 데 35일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현대건설은 1만마력 예인선 3척, 2만톤 바지선 3척, 5만톤 바지선 3척으로 기자재 수송 작전을 펼쳤다. 8번째 항해 때 말라카 해협 싱가포르 앞바다에서 1호 바지선이 대만 국적 상선과 충돌하는 바람에, 그 위에 실은 자켓(Jaket; 하부구조물) 중 한 개의 파이프가 구부러지는 경미한 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또 한 번은 대만 앞바다에서 태풍으로 바지선 한 척을 잃어버리는 사고가 있었는데, 나중에 대만 해안에 고스란히 떠밀려가 있는 것을 끌어왔다.

이러한 두 번의 가벼운 사건 이외에는 큰 사고 없이 19번째 항해를 안전하게 마쳤다. 해양 수송 작전의 성공을 보고 발주처와 감독청에서는 놀라운 사건이라고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더 그들을 놀라게 한 것은 수심 30m나 되는 곳에서 파도에 흔들리면서 중량 500톤짜리 자켓을 한계 오차 5㎝ 이내로 설치했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선진 외국의 건설사들도 일단 자켓 설치가 끝난 후에 그 간격을 재서 빔을 제작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만약 한계 오차가 5㎝만 넘어도 빔을 버려야 하는 판인데, 89개의 자켓을 한계 오차 내에서 완벽하게 설치함으로써 미리 제작해 놓은 빔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