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 <1>
[안동유의 세상만사] <1>
  • 국토일보
  • 승인 2013.10.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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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법무보상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 설비건설공제조합 법무보상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지하철과 외나무다리

지금은 개콘이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최고의 코미디 프로가 되었지만 우리 세대만 해도 ‘웃으면 복이 와요’가 추억 속에 자리잡은 최고의 코미디 프로이다.

배삼룡 이기동 구봉서 등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자리하고 있어 일요일 밤을 완전히 사로 잡았다.

이 시간엔 차와 인적이 뜸하고 심지어 좀도둑들이 티비 앞에 있는 가족들 몰래 살림살이를 털어 가기도 했던 것이다.

참으로 지금에 비하면 소박한 소재로 오히려 지금 보다 예술성을 추구하던 코미디였기도 했다.

다소 정권에 의해 계도적인 내용을 억지로 집어 넣기도 한 시대의 아픔도 있었고….

그땐 사람들도 순박해서 오늘날 같은 하이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이른바 수준 높은 몇바퀴 굴리는 내용이 아니라도 폭소를 터뜨리며 일주의 생활고를 해소하게 하며 소박한 재미와 희망을 담아냈다.

아! 그 유명한 배삼룡의 개다리 춤이 그때 유행했던 것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온 국민이 매달리던 시절 우리의 애환과 피로를 풀어 주고 한자리에 오순도순 모여 앉은 가족간의 작은 꿈을 갖게 했던 프로! 온 가족이 이 시간은 채널 싸움이 없었다.

그 중 재미난 꽁트가 지금도 생각난다. 사실 풍자성이 있어야 재밌지 않은가? 작품성도 있고….

한 사람이 어깨에 긴 통나무를 지고 간다. 외나무 다리다.앞에 사람이 온다 - 원수도 아닌데 말이다. 서로 비키라고 옥신각신하다 통나무를 진 사람이 나오려고 돌아서는데 앞 사람은 이에 밀려 외마디 비명으로 떨어진다.

이번엔 그 새 다른 사람이 뒤에 서 있다. 옥신각신… 뒤에 있는 저 사람에게 비켜 주다 돌아섰다고 하니 뒤에 무슨 사람이 있냐고 다시 돌아서란다.

어깨 너머로 보니 과연 전번 사람이 온데간데 없다. 허~어 급하다고 소리 치더니 이 양반 그 새 어딜 갔나하며 맘 약한 이 사람 할 수 없이 비켜 주려고 다시 돌아서는데….

이번엔 나중 사람이 통나무에 맞아 외마디와 함께 아~악! 떨어진다.

통나무를 든 사람 아 왜 그래 하면서 돌아 보니 아무도 없다. 어이 없다는 표정이 클로즈 업 되며 꽁트는 끝난다.

사람 하나 떨어질 때마다 우리는 폭소를 터뜨렸다. 그의 어리석음을 생각하면서 바보처럼 희화화 되었지만 약간 마음에 남기는 건 있었다.

그렇다 대중예술은 이런 것이다.요즘은 막 웃기는 게 목적이라 이런 생각하는 코미디가 적다.

그래서 그런 걸까? 마치 이런 통나무 든 사람 같은 무지개 매너들이 넘 많다. 무지~ 개 매너!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남을 배려해야 한다. 공중 교통은 내 안방이 아니므로….

큰 가방을 매고 마구 휘젓고 다닌다.
난 그 통나무에 맞는 기분이다 어디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

등 뒤에 가방을 매고 방향을 바꾸면 내 몸매만 생각할 게 아니라 가방이 차지하는 공간도 생각해야 한다. -공간 지각력은 5세 전에 완성된다.

복잡한 전철에서 남의 등에 신문을 올려 놓고 보질 않나 책이나 신문 모서리(접으면 제법 아프다)로 남의 옆구리를 쑤셔 가며 독서 삼매경에 빠진 우리 나라는 세계 제일의 문화국가임에 틀림없다 일본의 독서열도 우릴 못 따라 올 것이다. 가방 모서리로 남의 엉덩이를 쑤셔도 아무 느낌이 없는지 무반응이다. 미안하게 생각지도 않는다.

과연 우리는 발전한 걸까? 시대는 진보한 걸까? 요즘에야말로 통나무 꽁트가 방송되어야 하지 않을까?

경제도 지식도 발전했지만 교양과 매너는 뒷걸음질 쳐서 무지몽매한 수준을 못 벗어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