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항암치료 동위원소 발생기 개발
원자력硏, 항암치료 동위원소 발생기 개발
  • 이경운 기자
  • 승인 2008.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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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박사팀 쾌거···세계 각지서 견본요청 쇄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1 큐리(Ci) 용량의 레늄-188 발생기(왼쪽)와 내부 구조도(오른쪽). 병원 현장에서 생리식염수와 진공 처리된 빈 약병만 꽂으면 레늄-188을 추출해서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각종 암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의료 현장에서 간편하게 추출해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발생기를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 이준식 박사팀은 지난 5일 간암, 폐암 등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레늄-188’을 의료현장에서 간편하게 추출해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발생기와 핵심기술인 흡착칼럼 제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레늄-188은 연구용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방사성동위원소 텅스텐-188이 붕괴할 때 생성되는 것으로 반감기가 16.9시간에 불과해 의료현장에서 직접 추출, 사용해야 한다.

 

기존에 미국과 러시아에서 개발된 발생기는 흡착칼럼의 효율이 떨어져 칼럼의 크기가 크고 ‘레늄-188’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식염수가 필요해 추출 후 재농축해야 하는 등 사용상의 불편이 많았다.

 

이 박사팀은 이번 개발에서 세라믹 소재를 만드는 방법인 ‘졸-겔법’을 통해 황산기로 치환한 황산 알루미나를 개발해 흡착칼럼의 크기를 줄이면서 흡착효율은 크게 높임으로써 사용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황산기가 텅스텐 이온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텅스텐과 쉽게 교환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흡착칼럼은 미국, 러시아 제품보다 크기가 30분의 1에 불과하고 흡착효율은 50~100배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는 레늄-188 발생기에 생리식염수와 진공 처리된 약병만 꽂으면 높은 순도의 레늄-188을 추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준식 박사는 “레늄-188은 단시간 내 암세포를 죽이고 사라지기 때문에 악성골종 통증완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이번에 개발된 발생기는 바로 상용화가 가능해 국내는 물론 외국병원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