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CM특집] 한국CM협회 배영휘 회장에게 듣는다
“CM, 글로벌 스탠다드화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해야”
CM도입 16년… 건축분야 위주 성장 SOC분야 CM 확대 적용 시급
토목CM 발주 확대… 경험․노하우 강화 세계 경쟁력 배양 확충해야
“해외시장 개척 시대적 요구이자 사명… 업계 역량 강화 필수”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이팔청춘 못지않은 체력을 보이며 왕성한 건설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배영휘 씨.
그가 한국CM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서가 아니라 건설사업관리 제도에 대한 애착과 한국건설 미래 경쟁력을 생각하는 사명감이 그에게 이렇듯 지칠 줄 모르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지난 수 년 간 해외를 오가며 관련업계 글로벌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에 열정을 쏟아오던 그가 드디어 한국형 CM수출 첫 프로젝트를 만들어 낸 장본인으로 우리 곁에 다가섰다.
캄보디아 한국형 CM수출 용역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최근 이번 수출사업을 계기로 대한민국 CM제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 보기 위해 한국CM협회 배영휘 회장을 만나봤다.
- 국내 CM도입 16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국내외 CM시장을 진단한다면.
▲ 고부가가치 분야인 CM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 소위 용역형 CM 형태로 건축분야 위주로 성장 발전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즉, 토목분야 CM발주나 일명 시공책임형 CM발주가 거의 없어 선진국과 같이 균형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CM의 지속적 성장 발전을 위해 제도․정책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국내 CM제도 진흥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 방안은 무엇입니까.
▲ 그동안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떠받쳐온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 주거복지향상 및 연관산업 발전 등 많은 기여를 해 왔습니다만 앞으로 글로벌시대에 있어서 지속해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공과 더불어 소프트웨어분야인 CM 등 건설엔지니어링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우선 CM체계의 글로벌스탠더드화입니다.
CM은 전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글로벌스탠더드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업역별, 공종별, 전문분야별로 칸막이 식으로 단절돼 있고 발주방식 역시 제한되고 있는 등 각종 불합리한 제도 및 문화로 인해 CM이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는 건설경쟁력을 강화해 해외진출을 촉진하고자 건설기술관리법을 전부 개정(2013.05.22 공포/2014.05.23 시행)하면서 시공단계의 ‘책임감리’라는 용어를 ‘건설사업관리’로 해 감리를 별개로 운영해 오던 제도를 개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CM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획단계부터 설계․시공․사후관리 단계까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합니다.
또한 발주방식도 선진국과 같이 다양화하기 위해 시공책임형 CM방식 도입에 따른 후속 조치를 조속히 이행해야 할 것입니다. 즉, 다중시공형 CM방식이나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가 소위 말하는 시공책임형 CM방식이라는 이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에 대한 체계(업무 및 대가)를 정비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함께 CM사업자 선정방식도 기술력 중심으로 전환하고 CM대가체계도 기술력을 발휘해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 세계화 시대의 흐름에 부합한 각종 CM관련 제도를 정비하는데 주력해나가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CM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제고입니다.
지금 해외에서는 신도시 개발, 산업단지 조성, 고속도로, 고속철도, 항만, 공항, 댐, 터널, 물사업, 발전소 및 플랜트 등 토목사업을 위주로 하는 SOC사업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업들을 CM으로 발주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CM업체들이 이러한 사업들에 대한 경험이나 노하우를 쌓을 기회가 없어 글로벌 경쟁력 배양의 기회가 없습니다.
앞으로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사업들을 CM으로 발주토록 하거나 시범사업으로 선정해서 우리 CM업체들이 실질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CM진출 기반 구축 지원입니다.
현재 국내 CM업체들의 기술수준이나 정보력, 자금동원력이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열위 합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우리 CM업체들이 단독으로 해외에 나가서 선진국 업체들과 경쟁해서 수주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앞장서서 공기업이나 대형기업들이 해외로 진출 할 때, 국내 CM업체들과 공동 진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해외시장개척자금 제공시 CM업체들에게 우선 지원하고 EDCF, GIF 및 ODA자금 제공 시에도 우리기업의 CM참여와 연계해 지원하는 등 해외CM시장 진출기반 구축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 CM 해외수출에 대한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국내 CM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건설경기의 침체 등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CM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CM업체들은 그동안 베트남 외교부 청사 및 아제르바이잔 석유성 청사 신축공사 등 아시아지역을 비롯하여 리비아,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지역과 케냐, 세네갈, 앙골라 등 아프리카지역, 에콰도르, 페루 등 중남미지역에서 공공청사, 주택, 병원, 학교, 호텔 및 리조트 등 다양한 분야에 CM수출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미국 등 건설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 수준이나 정보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열악한 실정입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내 CM업체들의 기술력이나 정보력, 자금동원력을 제고해 시장잠재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을 집중해 공략해 나간다면 앞으로 해외 CM시장진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CM 해외수출과 관련 국내 기업 또한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데요.
▲ 권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CM업계는 재원이 풍부하고 선진국 업체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동, 구미시장 등이나 지리적으로 멀고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리스크가 큰 아프리카, 중남미시장은 단독 진출이 어려우므로 장기적인 계획으로 공기업이나 대형시공사와 동반진출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사회적으로 안정된 동서남아 지역 국가들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특히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ADB 등 MDB나 국내 공적자금 등의 공여와 연계해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뿐만아니라 우리의 개발 경험이나 여러 가지 시스템을 해외에 전수해 해외진출 인프라 구축 등 국내업계의 참여 기회를 확보하는 것도 방안입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기획재정부에서는 KSP 사업을 2004년부터 시작, 지금까지 34개국에 추진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에서도 해외도시개발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했으며, 한국CM협회에서도 캄보디아에 우리의 CM시스템과 노하우를 2015년까지 전수하려고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현재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얀마(KSP 중점 지원국), 베트남, 스리랑카 및 방글라데시에도 추진하려고 협의하고 있는데 이같은 사업은 우리 업체의 진출기반을 구축하는 일인 동시에 원조성 지원의 성격도 있어 국위선양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활발한 국제 협력관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 국내․외 관련시장에 보내는 메시지가 있다면.
▲ 선진국의 산업구조와 시장의 변화 형태를 비교해 볼 때, 국내 건설시장은 수요측면에서 한계에 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분이 그러한 사실을 피부로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국내 건설시장은 복지를 지향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과거 개발경제시대와 같이 크게 확대되거나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 대형업체들은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전개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CM 등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은 글로벌시대에 맞도록 자율경쟁이나 창의에 의한 생산 활동 보다는 정부의 보호막 속에서 안주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치열한 글로벌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는 종래와 같은 대중시장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정보력을 갖추고 자금동원력을 확보하는 등 새로운 경영전략을 강구해 조속히 해외로 활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시대적 요구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종숙 기자 hjs@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