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의 저주
TV 드라마의 저주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3.07.08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년 칼럼] 본보 편집국장

TV 드라마의 저주

 
또 건설기업을 죽이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얘깃거리 즉 건설업체 오너가 각종 이권싸움에서 정치권에 줄을 대고 부실과 부정을 자행하는 등… 대략 이런 유사한 스토리로 전개되는 전형적인 드라마 유형이다.

모 방송국 드라마. 첫 회부터 ○○건설 대표이사는 부실공사를 가리고 살인까지도 불사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는다. 결국 한 꼬마가 죽고 드라마는 주인공과 건설업체와의 정면승부로 박진감 있게 진전될 조짐이다.

지난 토요일 첫회 드라마를 보다가 뭔가 뜨거운 감정이 차 올라 집 밖으로 나왔다. 가장으로서 처자식 먹여 살리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는 대다수 순진한 건설인들이 저 드라마를 보면서 얼마나 속이 터질까 생각하니 화가 났다.

그 동안 사실 건설업체를 등장시켜 영화든 드라마든 건설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하는 옳지 못한 행태가 지속돼 왔다.

이럴 때 마다 기자는 소용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줄기차게 건설업을 소재로 하는 행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해 왔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불과했다.

국가 GDP 의 20% 까지 차지하며 국가경제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다해 온 전통산업을 부정부패의 온상인 양 국민들로 하여금 건설산업 전체를 욕되게 하는 것은 정녕 잘못된 문제다.

이는 200만 건설인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며 나아가 국제시장에서 한국건설의 해외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한민국 작가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도 글 쓸 소재가 없습니까?
얘깃거리가 결국 건설업을 배경으로 해야 시청율이 좋은가. 그렇게 해서 대다수 서민들이 먹고사는 건설산업을 폄하해야 속이 후련하겠는가!

솔직히 이젠 식상하다.

건설산업 보다 더 크고 방대한 산업에는 관심이 없는가. 작가들이라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조금 더 노력해서 보다 신선한 산업을 조명해 보길 바란다.

때는 바야흐로 7월이다.
무더위와 장마가 겹치며 건설산업에는 최악의 계절이 돌아온 셈이다.

곤두박질 친 부동산경기 등 전반적인 건설경제는 회복기미가 없는 상태에서 과연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깊이 시름하는 차에 설상가상으로 서민들의 벗으로 늘 가까이 있는 TV드라마는 건설업을 사정없이 죽이고 있는 꼴이다.

건설산업을 육성하고 건설인 귄익을 수호해야 할 관련단체에서는 손 놓고 있는 것인가?
계란으로 바위라도 내려쳐야 한다.
깨지면 또 치고 치고… 그래서 바위에 계란 깨진 자욱이라도 남겨놔야 나중에 기억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 어떠한 산업이 정치와 권력과 아무런 관계없다고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오히려 산업은 제도권에서 성장하게 마련이고 제도는 산업발전의 틀과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산학관 협력체제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국익을 위핸 대열에서 적극적으로 나오는 해외 선진국가를 봐도 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국익이 우선이며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나라사랑이며 기업성장은 곧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해결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부정부패의 온상이자 악덕기업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로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물론 200만 건설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모습이 TV화면에서 보이지 않길 바란다.
가슴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