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건설사 지원 비판받을 일인가.
그룹 내 건설사 지원 비판받을 일인가.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3.04.1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산건설, 한라건설 등 사례 " 최악의 사회적 문제 방지위한 불가피한 선택"

국내 주요 대기업이 그룹 내 건설사를 지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리스크를 해소시켜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룹에 투자한 기관과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만큼 그룹의 현금유동성이 소실되기 때문이다.

논리적으로 이들의 주장은 맞다. 지난 2월 두산그룹이 계열사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건설을 지원한 경우와, 지난 17일 한라그룹이 만도를 거쳐 한라건설을 지원한 사례에서 나타났다.

당시 건설사를 지원한 두산중공업과 만도는 주식가치가 크게 하락하며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 이들은 웅진그룹과 금호그룹 등의 상황을 거론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에는 만도에 투자한 한 자산운용사가 나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대응수위를 높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한라그룹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건설사를 지원한 대기업의 입장도 틀리지 않는다. “계열사를 죽게 놔둘 수 있느냐. 건설사가 부도난 후 협력업체가 줄도산하면 그 책임이 부메랑처럼 돌아온다”는 이유에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두산건설과 한라건설은 미래에 발생할 대손에 대비해 충당금을 설정한 결과,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자생력을 잃은 것”이라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아닌 그룹의 지원으로 회생기회를 얻은 것이 비판받을 일인가”라고 말했다.

최근 건설업계는 부동산시장의 장기침체와 해외 출혈수주로 인한 리스크가 터지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주식가치도 1분기에만 12%이상 하락하며 시장에서 소외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경마저 업계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수준으로 나와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건설업은 국내 GDP 중 15.9%를 차지하는 단일 업종 최대 규모의 산업이다. 국가의 성장 동력인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로, 철도, 항만 등 기반시설을 비롯해 주거를 담당하는 주택, 건축 등 건설 산업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