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의 수익성분석
해외건설의 수익성분석
  • 국토일보
  • 승인 2008.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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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순 규 한국기업경영연구원장 / 경영학박사

  국내 건설경기의 불황과는 달리 해외건설 분야는 특수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해외수주액이 최근 일년동안 사상 최대인 389억 달러를 기록했고 건설업계의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해외건설 물량도 몇년전 3.5%에서 최근에는 31.1%로 늘었다.

 

그런데 이와같은 외형적 성장에 비해 실속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건축자재비 급등, 해외 경기둔화, 해외건설에 대한 경험, 정보,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당초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진행 중인 어느 건설사는 건축자재비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을 5%에서 3%로 낮추었다. 사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톤(ton)당 59만원이던 철근가격이 지금은 117만원으로서 두배 가까이 올랐다.


아스팔트 재료인 비튜멘(Bitumen)도 같은 기간에 두배로 올라 톤당 75만원에 이른다. 공사기간에 자재비가 상승하여도 공사비를 추가로 받을 수 없게 계약되어 자재비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이익에서 차감시키고 있다.


중동 등 해외에서 도급공사를 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와 비슷하며 또한 중견업체들이 주로 진출하는 해외 주택개발사업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 유가급락으로 인해 중동지역의 경기가 위축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건설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해외시장을 확장시키기 보다는 사업의 규모조정이나 미수금 방지 등 위험관리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는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라 해외건설시장이 중·장기적으로는 침체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는 데다 향후 3-5년동안 미국과 유럽의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건설업계 종사자는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한만큼 세계경제 침체의 늪도 가늠하기 힘들고 해외주택시장에서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예측한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 해외에 눈을 돌렸던 주택전문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오일달러를 획득하던 중동시장도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다른 건설업체 종사자는 배럴당 50달러 하던 때에 비하면 지금까지 축적된 자본을 재투자할 여력은 있지만 세계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해진 만큼 중동건설 시장도 시들해질 가능성을 언급한다.


또한 환율급등과 원자재가격 상승도 건설업계의 애로를 가중시키고 있다. 건설업체는 수주시점 환율에 맞춰 건당 환헤지(KIKO:Knock out Knock in)를 하고 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당연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철근과 시멘트, 콘크리트 등 원자재 값은 뛸대로 뛰었다. 중견업체들은 기술부족으로 인해 플랜트와 같은 대형사업에의 진출이 어려워 국내주택사업의 노하우(know how)를 살려 해외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체 해외사업에서 개발사업의 비중이 종전의 4%선에서 올해 10%로 높아졌다.


그렇지만 전세계의 경기둔화로 인해 해외건설경기도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느 건설사는 베트남에서 추진중인 신도시 개발사업이 그 나라의 건축관련법규와 부동산경기의 하락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주택분양도 몇년후로 늦추어졌고 회사측의 손실은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만 계산해도 매년 20억원에 달한다. 어떤 건설업체는 국내의 미분양보다 해외사업에 잠긴 자금 때문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향후에는 해외사업에 있어서도 단순한 외형규모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선별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사실 해외의 주택개발사업은 수익성을 거둔 건설업체가 한두 곳에 불과하므로 현지의 정보수집은 물론 자금조달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무분별한 수주전략이 아니라 수익성을 위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현지의 위험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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