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의 여유] 딸기
[茶 한잔의 여유] 딸기
  • 국토일보
  • 승인 2013.03.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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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 태 혜원까치종합건축 대표이사 /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딸기

딸기는 산딸기와 같은 야생딸기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재배하는 딸기로 구분된다. 주로 낮은 산야에서 작은 나무에 매달려 자라는 산딸기는 당도가 높고 대부분 주인마저 없기에 먼저 따 먹는게 임자인데, 근래에 와서는 대단위로 재배를 해 약재나 술 등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산딸기는 색깔이 선홍색이며 생김새가 그래선지 막 익어 가는 여인네의 어느 부분을 연상하게 돼 야한 영화의 이름도 ‘산딸기’라 지어지며, ‘열여덟 딸기 같은’이란 노래도 있는 듯 하다.

우리가 먹는 통상의 딸기는 재배를 하는데 계절을 앞 당겨 판매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등에 길러지기에 가격이 비싸고 단위 면적당 농가의 수익률이 높다. 미리 애기모를 키워 가을에 옮겨 심고, 수확하기 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손이 가게 된다.

또한 익으면서 즉시 따야 하며, 일단 따면 최단시간 안에 처리를 해야 되기에 손이 모자라면 수확량을 늘려 수익성을 올리기 보다는 자기 가족의 손으로 처리할 수 있는 양만 심을 수 밖에 없다.

딸기에 박혀 있는 까만 점은 딸기의 씨이다. 사람들의 코가 빨가면 딸기코라 부르는데 말을 못하는 농아인 들도 같은 표현을 쓴다. 농아인의 회화방법인 ‘수화’에서 손바닥을 얼굴 쪽으로 오게 주먹을 쥐어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펴면 ‘사람’을 뜻하고, 엄지손가락만 펴면 남자를, 새끼손가락을 펴면 여자를 뜻하는데, 엄지손가락을 편 채 딸기 씨가 코에 박혀 있다는 모양으로 나머지 네 손가락을 코에 대고 가볍게 찍으면 ‘남자 딸기코’를 뜻한다.

딸기는 색깔이 아름답고 향기가 뛰어나며 적당한 산미와 강한 감미가 있어 모든 사람이 즐겨 먹는데, 대부분 생식으로 먹지만 잼, 시럽, 기타의 형태로 가공되기도 하며 당질,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고 특히 비타민 C는 어른이 하루에 딸기 5~6개면 충분하단다. 딸기의 영양가를 손실없이 섭취하기 위해서는 설탕을 치지 않고 먹는 것이 좋으며 우유, 요구르트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잘 된단다.

재배 딸기는 각 나라에서는 자기들에 맞는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수년 전부터 국내에 많이 심어지고 있는 ‘사께(당도가 높고 시지 않고 맛이 뛰어남)’ 라는 품종은 일본에서 개발됐는데, 한동안의 경과기일을 거쳐 근래부터 로얄티를 지불하고 있단다.

물이 항상 고여 있어야 하는 벼와 달리 수박이나 딸기를 비롯한 과일류는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잘 자란다. 지금의 논산지역이 딸기의 주산지가 된 것은 현재의 논산저수지에서 강경으로 이어지던 강(표진강)이 흐르던 곳이므로 딸기 밭의 땅속에 자갈이 많이 있어 배수가 잘 되는 요건을 갖추었기에 그리된 것이다.

딸기는 다른 원예작물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토양과 환경에서 자랄 수 있지만 온도에 예민해 한겨울에 냉해를 가장 주의해야 한다. 보통 3겹의 비닐 막으로 보온을 하지만 밤에는 지하수를 퍼 올려 비닐 막에 얇게 흐르게 해 지하수 온도에 의해 보온이 되게 하고 낮시간 온도가 오르면 비닐 막을 일부 개방해 자연온도를 이용해 보온을 하곤 한다.

언젠가 딸기밭에서 일하던 할머니가 벌에 쏘여 돌아가셨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딸기 꽃의 수정을 위해 각 동마다 저렇게 벌통을 넣어두어야 한다. 벌통이 있을 경우 농약을 하면 벌이 모두 죽기 때문에 농약을 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농약을 하여야 할 때는 벌통을 다른 곳으로 일시 옮기고 약한 농약을 해야 한다.

딸기를 살 땐 날씨가 좋은 때에 사는 것이 좋다. 비가 오거나 하면 물기를 머금어 당도도 낮을 뿐 아니라 햇볕을 보지 못해 병충해가 끼게 되고 약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맑은 날엔 햇볕에 의해 자연적으로 강해져서 약을 할 필요가 없어 건강하고 당도 높은 딸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 안에 서생원(쥐)이 드나든다. 따뜻하겠다, 먹을 것 많겠다, 넓겠다, 천적이 없겠다. 그야말로 천당이 따로 없을 듯… 쥐는 당도가 높은 딸기를 먹게 되지만 당도가 더 높은 저런 쥐약을 놓으면 저걸 먹게 된다나…

딸기는 순이 계속 자라 열매가 열리므로, 주된 딸기순만 남겨 열매를 열게 하고 나머지는 계속 따 주어야 열매가 굵게 열린다. 딸기의 맛은 크다고 맛이 있는 것은 아니고 눌러 보아 단단한 것이 최고의 품질이다.

어쩌다 보면 특별히 큰 것들이 열리는데 그것들은 최상품이 아닌 별도의 규격으로 선별 된다. 딸기가 익기 시작하면 딸기를 따랴, 딴 딸기를 선별하랴, 매출하랴, 딸기 순을 따주랴, 물을 주랴, 온도 유지하랴 바쁘기 그지없다.

모아진 딸기는 크기별로 선별작업을 거치게 된다. 별도의 박스에 선별돼 드디어 서울이나 대도시의 시장을 향해 출발하게 된다. 그리고는 소매점 등을 통해… 오늘 아침 내 식탁에 나타난다. 열 여덟 딸기 같이 싱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