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주변 거주민 등 공사 이해관계자, 사전에 공사현장 소음·진동 체험
안전한 지하굴착·시민 불안감 해소 기여… 과학적·예방적 안전관리 체계 구축
호남고속철도 2단계 5공구 설치 운영중… 향후 지하교통 인프라 개발사업 활용↑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국내 최초 대심도 발파 시 ‘BIM과 VR 기반 소음 및 진동 영향 체험용 시뮬레이터’가 개발, 현장적용으로 실용성을 인정받으며 또하나의 국토교통R&D 성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이하 건설연)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하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국내 최초로 대심도 발파 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VR(Virtual Reality) 기반 소음 및 진동 영향 체험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 및 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하도로 및 철도(지하철·GTX 등) 등 지하 교통 인프라 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상철도 지하화·지하 고속도로 사업 등 도심 지하공간을 이용한 대규모 교통 인프라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하 교통 인프라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국민 안전과 밀접한 시공 안전성 및 인프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하 대심도 건설사업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반 침하(땅 꺼짐), 발파 진동 및 소음과 같은 파생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이고 예방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과 함께 주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지하 교통 인프라 시설물 시공 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소음·진동은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국내외에서는 시공 전 소음·진동 최적화 설계를 통해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민원인 입장에서는 소음과 진동의 영향도를 체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거지역 지하에서 진행되는 대심도 공사에 대한 불안함으로 다양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부산 내부순환(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공사의 경우 2020년~2022년까지 약 3년간 부산 동래구와 북구에 접수된 대심도 공사 관련 소음 피해 민원은 약 17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연은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운영 기술 고도화 연구단(단장 김창용 선임연구위원)’ 주관기관으로서 안전한 지하굴착 및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기술 고도화를 실현했다.
연구단은 국내 최초로 BIM 기반 소음·진동 시뮬레이션 시각화 기술 및 VR 기반의 진동 및 소음 체험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BIM 기반으로 대심도 발파에 따른 소음 및 진동을 시각화, 발파 영향범위 등의 분석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VR 기술과 음파 방식의 진동기술을 사용한 시뮬레이터를 활용, 공사장 주변 거주민 등 공사 이해관계자가 사전에 공사 현장의 소음 및 진동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지하발파에 따른 소음·진동 이외에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음·진동 체험이 가능하다. 이에따라 개발된 기술을 통해 발파 소음 및 진동 관련 공법 검토와 민원 요소를 시민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설연은 개발된 진동 및 소음 체험 시뮬레이터의 정확도(실측 데이터값-시뮬레이터 입력값)는 국가 공인기관이자 ICT 전문 시험인증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인증까지 획득해 객관적인 성능, 기능 및 품질검증을 완료했다. 또한 소음·진동 시뮬레이터 관련된 핵심 특허는 향후 사업화를 지향하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이 2건 완료됐다.
개발된 시뮬레이터는 태영건설에서 시공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제5공구에 설치돼 있으며 민원인들의 소음·진동 사전 체험을 통한 대심도 공사 이해를 높이는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건설연 김병석 원장은 “개발된 기술은 도심 지하 교통인프라(도로, 철도 물류 등) 건설 시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및 수도권 주변 대도시의 지하도로 및 철도(지하철, GTX 등) 등 지하 교통 인프라 개발사업에 적극 활용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연구단 연구책임자인 김창용 선임연구위원은 “이 외에 여러 가지 개발된 연구성과들도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과의 합의각서(MOA) 협약을 통해 시공 중인 지하도로 및 GTX 현장을 대상으로 성과를 검증해 실용화 기반을 확보했다”며 “최근 지하고속도로와 이슈가 되고 있는 철도지하화 사업 등 지하 교통 인프라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활용성 확대를 위해 지속적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토교통부 국토교통연구개발사업(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지원으로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기술 고도화 연구(2020.4.∼2024.6.)’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주관기관인 건설연을 비롯하여 건국대학교, 한양대학교, (주)이피에스엔지니어링, (주)유앤피플 등 18개 기관(공동 16개, 위탁 2개)이 연구단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