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과 민간의 협업, 함께 하면 성공이다
[기고] 공공과 민간의 협업, 함께 하면 성공이다
  • 국토일보
  • 승인 2024.07.2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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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지역본부장
이주화 본부장
이주화 본부장

코로나19로 우리는 예상치 못했던 불편함까지 경험하게 됐다. 당일배송으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던 마스크가 하루 아침에 두세배의 가격을 줘도 살 수 없는 고귀한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약국 문이 열리기를 바라며 하염없는 줄을 섰던 경험은 모두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마스크 5부제, 개수 구매 제한 등 마스크 품귀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번지자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약국 위치와 마스크 현황을 제공하고 민간은 지도서비스에 그 정보를 맵핑시켰다. 그 결과 실시간으로 마스크 판매점 위치 검색 및 재고 확인이 가능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마스크 대란은 점차 잦아들었고 구매도 한결 수월해졌다. 공적마스크 맵 서비스 개발은 민·관 협업으로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한 사례로 ‘위기대응 모범국가’라는 타이틀과 함께 세계의 부러움을 산 우수사례였다.

과거에는 정부(공공기관)와 민간이 추구하는 목적이 상이해서 두 곳이 협업을 이루기란 쉽지 않았다. 공공기관이 사회적 문제 해결과 공공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했다면 민간기업은 혁신적인 서비스, 제품을 통한 수익창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풍부한 자원과 역량을 보유하고 법·제도화에 유리한 위치를 가지고 있으나, 신속함과 새로운 도전에는 취약한 편이다. 반면 민간기업은 빠르게 신기술을 체득하고 시장변화에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영자원이 부족하고 조직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극명한 장단점이 있기에 민간기업의 전문기술과 혁신, 그리고 공공기관의 제도혁신을 비롯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장점만을 더한 협업은 이상적인 상리공생(相利共生)이 될 수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 역시 민간 및 공공기관 간의 협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LX공사는 지적공부(地籍公簿)인 지적도와 현장의 경계선이 불일치하는 지역을 조사·측량해 경계를 바르게 잡고 새로 등록하는 지적재조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2년에 시작한 지적재조사는 한지구의 업무공정이 약 2년이라는 긴 기간이 소요되다 보니 소규모 민간업체는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에 국가는 민간시장 활성화 및 공정기간 단축을 목적으로 2021년 LX공사를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해 사업수행 방법을 바꿨다. 기존 민간과 경쟁구도에서 탈피해 공공이 이끌고 민간이 수행하는 책임수행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약 10년 간 민간기업이 참여한 사업이 약 10개 내외 그쳤던 것에 반해 현재 약 150개를 상회한다. LX공사는 책임수행기관으로서 민간시장 안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공정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국가정책사업뿐 아니라 민간분야에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적·공간 융합을 기반으로하는 다양한 협업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X경기남부지역본부는 민공 협업을 위해 국가, 공공기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기획부터 완료까지 지적․공간을 컨설팅하는 ‘사전컨설팅 제도’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택지개발사업은 보통 기획, 시공, 준공 순으로 진행된다. 설계는 민간기업이, 지적측량은 LX공사가 마지막 단계인 성과검사는 국가가 수행한다.

단계별 업역에 따라 각 기관이 맡은 직무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 예로 사업설계와 현장시공의 불일치는 곧바로 설계를 변경하거나 재시공을 해야는 불필요한 시간·비용 발생으로 이어진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자 LX경기남부본부는 택지개발사업지 입지분석, 공사의 기초인 지적측량, 사업 중 발생가능한 도시문제 예측 등 지적·공간분야의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적·공간의 전문성과 민간의 기술력이 융합돼 사업의 시작부터 완료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추진된다면 산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큰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함께 꿈을 꾸면 시작이다. 함께 계획하면 진전이다. 함께 노력하면 성공이다”라는 헨리포드의 명언이 있다. 공공과 민간의 협업은 상이한 업역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를 뛰어넘어 각 기관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협업체계는 기관 간 업역의 침범이 아닌 새로운 협업문화를 조성한다. 더 큰 의미로 민·공의 협업을 뛰어넘어 관까지 협업시스템을 만든다면 사업전반의 더 나은 결과를 낳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