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긴급제언]한국 건설엔지니어 제도의 파행과 대안[下]
[전문가 긴급제언]한국 건설엔지니어 제도의 파행과 대안[下]
  • 국토일보
  • 승인 2024.08.05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권 기술사 / 공학박사 / (사)케이블시설기술협회 회장

[전문가 긴급제언]한국 건설엔지니어 제도의 파행과 대안[下] 

엔지니어링 최우선 목표는 공공안전·복지… 글로벌화 시급하다

국내 국가기술자 1,800만명 불구 자격 실질 효능 ‘유명무실’
기술사제도 국제규준으로 이공계 젊은 인재 유입 및 우수 인재 육성 힘써야

지난 3월 말 ‘엔지니어링 기술자 등급체계 개정’을 골자로 하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국내 최고 엔지니어인 기술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우수 인재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기술사 제도에 제동이 걸린 것. 특히 이공계 진학하는 학생 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어 기술사들의 저항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김재권 기술사(공학박사/(사)케이블시설기술협회 회장)의 긴급제언을 통해 대한민국 건설엔지니어 육성방안을 3회에 걸처 게재한다.

김 재 권 기술사
김 재 권 기술사

이공계 공학인증과 엔지니어 육성

정부 부서는 엔지니어링 기술자를 초급·중급·고급·특급기술자로 분류해 역량을 관리하는데 기술자의 역량관리는 사업주(고용주)의 책임이다. 국제 기준는 국가기술자격으로 자격과 면허제도로 국가에서 인증하고 사업주는 취득한 유자격자만 고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가기술자격자 수는 1,800만 명이 있지만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로 자격의 실질 효능이 유명무실해졌다. 따라서 정부는 직군, 직능, 전공에 해당하는 공학인증과 자격기준을 적용해 시행해야 하고, 부족한 분야가 있다면 대우를 상향 조정하게 되면 많은 이공학도들이 진학할 것이므로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

기술자라면 법과 상충된 엔지니어를 말살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정부에 단호히 항의하고, 법과 위반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당장 중단하라고 관계 부처에 찾아가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

그동안 학력·경력자가 국가기술자격자에 비해 채용·승진·급여 등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아 석·박사급 인재의 업계 이탈, 신규 인력 유입 저해 등의 문제가 계속해 제기됐다고 주장하는 사업자는 바로 엔지니어를 육성하지 않는 부실한 기업이다.

이런 사업자는 업계에서 도태시켜서 파산을 해야 건전한 기술 중심 업계가 생존하게 된다. 하루빨리 기사와 산업기사들이 경력을 쌓아 기술사를 취득, 현장에서 책임지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결론

지난 30년간 1차~5차 기술사제도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국제인증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이제 기술사 제도가 엔지니어에게 정당하고 국제적인 제도에 맞는 대우를 보장해 청년 공학도들이 희망찬 미래의 일자리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된다.

이것은 공학교육의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로 인증프로그램을 강화시키고, 졸업생들이 공학 실무를 담당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장하는 것이다.

산업체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공학교육인증 제도를 채택하고, 공학도의 자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공학교육의 국제적 동등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공계로 진학하는 학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감소돼 결국 국가산업의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기술사는 실무와 이론을 겸해야 하므로 시험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국가기술자격 검정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수요에 맞춰 기술사를 배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규정에 적합하게 충분한 경력을 쌓은 기사와 공학교육인증과정 프로그램 이수자는 가술사보제도를 도입하자.

1차 시험의 일부를 면제하고 합격자에 대해서는 공학기초에 대한 실무능력을 검증하는 2차 면접 과정을 통해서 기술사 자격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기준 즉,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제기준을 도입, 시행해야 한다.

월드컵 룰로 축구를 해야지 동네 축구를 하면 2002년 월드컵 신화를 다시는 이룰 수 없다. 그렇듯이 국제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한국의 엔지니어는 사라지게 돼 그나마 쌓아 놓은 과학기술공업입국으로의 국제 경쟁력 마저도 상실될 것이며, 지속가능한 산업시대를 향한 선진국가로의 도약을 열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엔지니어를 소모품으로만 이해하는 몰지각한 사업자와 일부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한마디 한다. “동네축구 하지 마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