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경기북부 중심도시 꿈꾸는 양주시···‘촌티’ 벗지 못하면 모든 건 ‘헛꿈’
[기자리뷰] 경기북부 중심도시 꿈꾸는 양주시···‘촌티’ 벗지 못하면 모든 건 ‘헛꿈’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4.07.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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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 경기북부취재본부장
김경현 경기북부취재본부장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2003년 시로 승격된 경기 양주시 인구는 올해 4월 기준 26만9970명으로, 2000년대 들어 회천·옥정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 결과 현재 양주시는 전철 1호선이 연장·개통했고, 향후 전철 7호선과 GTX-C 노선,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도 개통 예정이다. 그만큼 양주시는 경기북부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도시다.

하지만 양주시는 여전히 ‘촌티’를 벗어내지 못한 채 지방 소도시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강수현 양주시장이다. 인구 수만의 지방 소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강 시장은 양주시청 공무원(4급 지방서기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소규모 자차단체일수록 단체장이 지역 출신에 지역 공무원 출신인 경우가 많은데, 양주도 그런 사례다.

문제는 이런 경우 공직사회 기강이 바로 서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제로 양주시 국·과장 중에는 사석에서 강 시장을 ‘형’이라 호칭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이는 같은 양주 출신에 함께 공무원 생활을 했기 때문일 텐데, 이런 문화 속에서는 공직기강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끼리는 공직기강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색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공직문화 속에서는 시민을 위한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강 시장 본인이 공무원 출신이다 보니 시 정책에 창의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데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호의적이다 보면 시민보다 직원들을 더 챙길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위해 애쓰기보다 자연스럽게 ‘무사안일’에 ‘천하태평‘일 수 있을 테니까.

현재 양주시가 대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공공의료원, 교육지원청,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다. 그런데 무엇 하나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 기미는 양주시 모 과장의 말에서 엿볼 수 있다. 그 과장은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를 두고 “우리 시장님은 백(중앙정부 연줄)이 없다”면서 “(유치 활동을) 한다고 했으니 되면 좋고, 안 되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태연히 말했다. 

물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건 맞다. 하지만 그런 식의 사고로는 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국제스케이트장만 봐도 양주시는 인천시나 김포시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유치에 사활을 걸고 뛰어다녀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데, ‘되면 다행, 안 되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하나마나 한 게임이 될 공산이 크다.

경기 양주시청사 전경. (사진=양주시청)
경기 양주시청사 전경. (사진=양주시청)

그런데 양주시 촌티의 끝판왕은 따로 있다. 바로 강수현 시장이다. 그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80만 원(100만 원 이상이면 당선 무효)을 받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그는 2023년 8월 동유럽 해외연수를 떠나는 양주시의원 전원에게 미화 100달러가 든 돈봉투를 돌렸고, 지난 1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또다시 검찰에 송치됐다. 

누군가는 이 건을 두고 ‘강 시장이 순진해서 그런 것’이라 말하던데, 이는 ‘순진’이 아니라 촌티에서 비롯된 ‘무지’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미화 100달러는 오늘(4일) 기준 13만8470원으로 결코 큰돈은 아니다. 하지만 선출직 공무원(정치인)은 많든 적든 돈붕투를 돌리면 안 된다. 더욱이 타당 소속 시의원에게 돈봉투를 돌리는 건 제 무덤을 파는 행위다. 

그럼에도 이런 촌극이 벌어진 건 아마도 ‘우리가 남이가’라는 촌티로부터 시작된 것일 테고, 당연히 공직선거법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만약 공직선거법에 저촉된다는 걸 알고도 그랬다면, 그건 촌티에서 비롯된 무지보다 더 큰 문제다. 선출직 공직자로서 기본이 안 돼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적법한 행정절차를 무시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정리하면 양주시는 경기북부 행정중심도시 의정부시보다 발전 잠재력이 큰 도시다. 하지만 과거 양주군에서부터 이어져 온 촌티를 벗어내지 못하는 한 양주시가 꿈꾸는 경기북부 중심도시는 ‘헛꿈’이 될 수밖에 없다. 지역 출신인 것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으나, 지역 출신에 양주시청 공무원 출신이라면 기존의 촌티에 젖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촌티는 시민보다 공무원들을, 창의적 접근보다는 구태의연함을, 성장·발전보다는 현실 안주를 택하게 만든다. 인구가 수십만에 이른다고 도시가 저절로 발전하는 게 아닐뿐더러, 행정서비스 질 또한 알아서 향상되는 게 아니다. 단체장이 창의적이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때나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애먼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