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대교량기술 미래 먹거리 창출한다
초장대교량기술 미래 먹거리 창출한다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3.02.0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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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대교량사업단, 건설 효율화·비용절감 기술연구 박차

고효율 복합기초 기술 앞세워 세계시장 선도

한화건설·롯데건설·경성대학교 등 신공법 개발… 기술력 자랑

서해대교 야경.

섬과 육지의 연결, 대륙과 대륙의 횡단 등을 위한 해상에서의 초장대교량이 최근 국내·외에서 다수 계획돼 건설되고 있다.

초장대교량이란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경간장)가 1,000~2,000m 급인 사장교 또는 현수교를 지칭한다.

초장대 교량은 경간장이 길어질수록 주탑의 규모가 증가하게 되고, 주탑을 지지하는 하부구조 또한 대형화된다. 해상교량의 하부기초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연약층 심도가 깊어질수록 시공하기 어렵고 공사비는 증가한다.

특히 해상에서 초장대교량을 건설할 경우 하부구조 공사비가 전체 공사비의 40%까지 차지하고 있어 국내·외 초장대교량 건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기초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 초장대교량 건설 경쟁력 확보 만전

복합기초 지진격리시스템 개념도.
초장대교량 관련기술 자립을 위해 출범한 초장대교량사업단(단장 송필용)의 3핵심 3세부 과제는 ‘대형 해상기초 기술개발(연구책임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정문경 선임연구위원)로써 초장대교량 건설 비용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초의 설계 및 시공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상 초장대교량 주탑 기초는 경우에 따라 수심이 얕은 양안에 건설되기도 하고, 수심이 깊은 지점에 건설되기도 한다.

해저지반은 연약층이 두꺼운 경우도 있고, 암반층이 쉽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지역적으로 지진 등의 하중조건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해상교량의 기초는 대구경 현장타설말뚝이 경제적인 것으로 평가되나, 대상해역의 수심 및 연약층 두께, 지형, 지역특성 등에 따라 경제성 있는 기초형식은 서로 다르게 평가된다.

한화건설 기술연구소(연구책임자 박종식 박사)는 수심 20m 내외의 강진지역에서 지반가속도 0.5g에 대응 가능한 ‘복합기초 지진격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내진설계는 구조물이 지진력에 저항할 수 있도록 구조물의 강성을 증가시켜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적용해 왔으나, 최근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발생한 지진사례에서 보여지 듯 내진설계 기준에 적합하게 설계·시공된 교량에서도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구조적 손상이 보고된 바 있다.

지진격리 시스템은 강성으로 저항하는 내진구조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초하부에 지진격리층을 설치해 상부구조물에 전달되는 지진동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지진격리층은 중력식 케이슨 형태의 기초와 하부지반 사이에 쇄석자갈층, 강자갈층, 모래층으로 구성돼 있다.

쇄석자갈층은 케이슨과 맞닿은 층으로 지진시 케이슨의 슬라이딩 모드를 유도하는 층이며, 강자갈층은 지진시 입자 간 상호맞물림에 의한 댐핑효과를 발휘, 지반진동을 저감시킨다. 모래층은 상부층과 하부지반이 맞닿은 층으로써 상부층의 안정성을 유도하는 보조층이다.

지진격리층 재료인 쇄석자갈이나 강자갈은 비용이 높고, 환경파괴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한화건설 기술연구소는 산업부산물인 제강슬래그를 활용해 지진동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비용절감이 가능한 지진격리층 시스템을 제시했으며, 지진격리 시스템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고 지진격리층 재료조성에 대한 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

연구소는 실내시험과 역학시험을 통해 제강슬래그가 기존의 쇄석 및 모래재료 대비 변형에 따른 전단탄성계수가 유사함이 밝혀내고, 역학적으로도 제강슬래그는 이들 재료와 유사한 거동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기초구조물과 제강슬래그 지진격리층과의 마찰거동을 규명하기 위해 콘크리트 블록과 제강슬래그의 인터페이스 전단시험 및 진동대시험을 수행했다. 이 결과는 지진격리시스템이 적용된 기초구조물의 설계 및 해석에 필요한 입력정수 결정에 이용된다.

 

■ 탁월한 비용절감

대상 대심도 벽강관말뚝기초 공법.
비용절감 측면에서 지진격리층 재료의 쇄석자갈을 제강슬래그로 대체할 경우 약 30%의 재료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쇄석 채취로 인한 환경파괴 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연구책임자 양희정 책임연구원)은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복합기초로써 ‘비용절감형 벽강관말뚝 기초공법’을 개발하고 있다.

해저지반 연약층이 매우 두꺼운 경우 대형 중력식 기초나 대구경 현장타설말뚝 등 기초형식은 매우 비경제적이다. 시공성 또한 저하된다. 하지만 기반암 심도가 100m 이상인 곳에 기초를 지지해야 하는 대심도 연약지반에서 벽강관말뚝 기초공법은 매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공법은 강관말뚝과 강관말뚝을 별도의 연결관으로 부착하고 모르타르를 혼합해 대단면의 우물통을 형성, 일정한 강성과 차수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구조체다. 차수된 우물통 내부의 강관말뚝은 직접기초와 강결돼 일체화되고, 우물통 외곽의 말뚝은 기초상판 타설 이후 제거돼 최종적으로 대단면의 깊은 기초를 형성한다.

벽강관말뚝 연결부는 벽강관말뚝 공법의 핵심 요소기술로 본 연구를 통해 기존 연결부의전단강도를 약 10배 향상시킨 신형식 고내력 연결부를 개발했다. 현재 특허출원 중에 있다.

대심도 연약지반 지층조건에서 벽강관말뚝 공법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위해 돌산~화태 연도교 하중조건과 낙동구 하구의 일반적인 해상 연약지반 지층조건을 가정해 현장타설말뚝과 벽강관말뚝에 대한 구조설계를 수행했다.

그 결과 벽강관말뚝 기초 공법이 현장타설말뚝 기초공법에 비해 10% 이상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향후 벽강관말뚝 국내 실용화를 위한 경제성 확보를 위해, 지지층 심도, 수심, 하중, 연결부 강성 등을 고려한 본 공법의 경제성 분석을 추가 수행할 계획이다.

 

■ 굴착공벽 거칠기 측정장치… 오차범위 ±0.5%

대형 기초 굴착공 거칠기 측정장치.
경성대학교(연구책임자 최용규 교수)는 ‘대수심·대심도 대구경 현장타설말뚝의 굴착공벽 거칠기 측정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방법으로 정밀한 거칠기 정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적인 대형 기초 구조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설계 및 해석에 필요한 암반의 거칠기 정수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적용하는 방법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암반에 근입된 현장타설말뚝은 암석 일축강도를 적용해 설계지지력을 산정하고 있으나, 최근 암반의 거칠기를 반영한 하중전이 함수를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공내 암반의 거칠기는 공벽 붕괴방지를 위한 벤토나이트와 굴착시 발생하는 슬러지 및 해수 등이 혼합돼 혼탁도가 매우 높아 측정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거칠기 측정장치는 고정장치부와 측정장치부로 구분돼 있으며, 고정장치부는 4개의 소나센서를 서로 90° 방향으로 거치, 500mm씩 하강하며 굴착 공벽의 거칠기를 측정한다.

측정장치부의 소나센서는 혼탁도, 수압, 염분 등에 의한 거칠기 측정의 방해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정밀도 1mm, 최소 측정가능거리 15mm, 측정거리 오차 ±0.5%, 측정가능 혼탁도 1,000NTU 이상, 최대 내압력 1MPa을 견딜 수 있도록 개발됐다.

고효율 복합기초 기술개발은 이상과 같이 서로 다른 지반조건, 수심조건 및 하중조건에 따른 경제적, 효율적 기초공법 및 요소기술을 제시함으로써 초장대교량의 기술자립과 해외 수주 경쟁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가대교(사장교)의 웅장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