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기준 재조정, 충분한 시험데이터 확보해야
불소기준 재조정, 충분한 시험데이터 확보해야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4.05.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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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리뷰=국토일보 선병규] 오염토양 중 불소 정화 기준 완화를 위해서는 불소의 위해성을 가늠하는 실증 시험 테스트 등을 진행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무르익고 있다.

작년 9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발 불소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기준 재조정이 환경부를 통해 현재 진행중이다.

당초 규제심판부와 환경부는 올 6월까지 재조정 계획안을 수립하기로 하고 속도를 내왔지만, 불소의 위해성을 정확히 판단할 만한 국내외 실험 테스트나 관련 문헌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30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과학적‧합리적 불소 토양오염 기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학계, 주택건설단체, 토양정화업계 등 전문가를 비롯해 관계자 수 백명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불소 기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그만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불소 기준 재조정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 자리에서 패널들 대부분 불소 기준 재조정을 위해서는 ‘과학적‧합리적’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자연기원이라는 토양중 불소가 지하수로 이동해 검출됐을때, 또 불소 토양에 농작물이 재배됐을때 등 여러 각도에서의 위해성 및 독성 등을 실제로 시험한 백데이터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현재 토양정밀조사중 지하수 조사시 불소 항목과 기준이 없는 부분도 이번 기회에 신설해야 할 것이다. 

이날 주제발표한 국립환경과학원 담당 연구관도 미국, 일본 등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높다, 낮다 등 수치 비교만 했을 뿐 실제로 불소의 다각적인 위해성 테스트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권고라고 하지만 규제심판부에서는 올 6월까지 재조정 대책수립 데드라인을 환경부에 넘겼기 때문에 8개월의 짧은 시간에 실제적 실험을 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시간에 쫒겨 실제적 위해성 테스트 없이 외국 기준을 참고해 국내 기준을 재조정 한다면 그 부작용이 얼마나 클지는 안봐도 뻔하다.

불소 기준 완화 추진 논란이후 첫 공개 토론회를 가진 환경부 담당과장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알기 때문에 이날 기존 보다 완화 추진할 수치(1지역 주거지 등 기준 예상 400에서 600mg/kg)를 언급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불소 기준 재조정을 위한 공식적인 첫 발입니다. 규제심판부 권고사항에 대해서는 6월에 보고할 예정이지만, 좀 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 등을 형성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수렴,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 이 모든게 필요한 요식 절차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불소 위해성 및 독성 시험 테스트를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1년간은 해보고, 실험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한 테이블에서 조정안을 신중하게 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각 나라마다 토양 특성이 상이하기에 국내 토양을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는 필수적이다.

토양정화 항목 중 니켈은 국내에서 2002년에 친환경 농산물 위해성 논란 촉발후 2004년과 2005년, 2년간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조사를 통해 2009년 기준조정을 한 바 있다.

그런데 불소는 기준 재조정 작업에 착수한지 겨우 9개월로 접어들고 있다.

 ‘설익은 밥’마냥 기준을 완화한다면 지금 이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과학적‧합리적이라는 타이틀은 고사하고, 혹시라도 국민 건강과 생태계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 독성물질 후폭풍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

“안전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확실히 해야 위험으로부터 멀리 벗어난다”는 말이 있다.

환경정책의 기본은 무릇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삶의 터전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살게 하기 위함이다.

‘불소 기준 조정 첫발’을 뗏다고 한 환경부는 소신을 갖고 토론회 타이틀처럼 진정으로 과학적‧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재조정에 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