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의 시대
렌탈의 시대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3.01.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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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택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집값은 5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며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40대를 하우스푸어로 전락시켰고, 주택의 구매수요에 찬물을 끼얹어 ‘렌탈세대’를 양성했다.

부동산 시장의 반등심리는 침체를 겪으며 시들었고, 수도권의 미분양물량은 2008년 7월 2만3,000가구에서 최근 3만2,000가구로 오히려 늘었다. 적체지역은 여전하다.

먹구름은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합원들에게 시세차익과 새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앗아가 비용부담과 가격하락이라는 리스크를 선사한 것.

이는 서울시의 뉴타운재개발 시범 실태조사에서 18개 정비예정구역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로 나타났다. 우선실시 8개 구역에서도 7개가 해제를 희망했다.

주택업계는 공급유형을 다변화해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정부도 추세에 발맞춰 주택법을 개정하고 세제혜택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11년과 2012년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키워드로 떠올랐고 수익형부동산이 붐을 이뤘다.

과하면 넘친다고 했던가. 공급과잉이라는 악재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소형주택의 공실률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변화의 초입, 작금의 임차인들은 전세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가로 전세가격 폭등, 반전세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월세보다는 낫다. 이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남3구의 굳건한 버팀과 세종시 등 지방 혁신도시의 분양성공에 빗대어 반문하지만 그건 노른자위 지역의 특수 상황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1990년대 일본의 대폭락에 비해 속도는 더디지만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렌탈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빠르다. 최근 국내 주택관리업계의 1위 기업은 일본 최대의 임대주택관리회사와 손잡고 신개념 주택임대관리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임대인이 위탁한 수익형부동산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수금(보장·관리), 명도(퇴거·소송), 하자보수(품질·신뢰성) 등을 담당한다.

아파트를 비롯해 원룸, 오피스텔, 빌라 등 모든 유형의 임대물건을 관리해 임대인에게 편의를, 임차인에게 살고 싶은 집을 제공한다.

임대주택의 관리서비스도 다양하다. 임대주택의 입주, 퇴거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기본형부터 임대료 수금과 시설관리까지 총괄하는 토털서비스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임차인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가 부동산에서 임대수익을 얻는 지름길임을 인지한 것이다.

임차인이 존중받는 시기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