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25時] 스마트 건설은 선택 아닌 필수다
[국토일보 현장25時] 스마트 건설은 선택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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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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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국토일보 안전전문기자/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기업 경영 옥죄는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위해서도 도입 필요
오는 2028년 건설업에서 12만6천명 인력 부족 예상

최 명 기 박사
최 명 기 박사

스마트 건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건설업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스마트 건설기술은 필연적으로 도입될 수밖에는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전문 건설업 특성에 맞는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살아남을 수는 있다. 그러나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건설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경영환경은 온통 지뢰밭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대표되는 안전문제 부터 시작해 부족한 공사기간, 저가 공사비, 품질, 민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특히 기업 경영을 옥죄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올해 1월 27일부터 건설공사 금액 50억 원 미만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영세한 건설업체들의 경우에는 불안감이 특히 더하다. 만약 현장에서 사망자가 한명이라도 발생하면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 경영책임자들은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운영은 고사하고 운영할 직원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건이 좋아 중대재해처벌법 담당자를 지정했다고 하더라도 도대체 어떻게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교육도 부족하여 경영책임자들은 이미 될 대로 되겠지 라는 심정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지가 오래됐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다음달 1일 헌재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건설업 경영자의 바람처럼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지금도 문제지만 기능과 기술인력은 앞으로 더 감소추세를 보여 작업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 같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중장기(2022~2032년) 인력수급 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을 발표했다. 전망에 따르면 4년 후인 2028년에는 건설업의 경우 12만6,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결국 노임 상승으로 연계돼 원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예전과는 다르게 최근 들어 입주자나 발주자들은 품질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와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겪으면서 철근은 제대로 들어 있는지 우중 콘크리트는 타설하지 않았는지 품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건설현장에서 공사 중 사고가 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중대재해처벌법에서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위험성평가 방법에 따르면 제거, 대체, 통제 등의 방법이 있다. 결국 사고가 나지 않는 방법은 작업자를 사용하지 않거나 대체시키는 방법이 있다. 로봇이 작업자를 대신해 작업하고 건설기계 조종사가 필요 없는 무인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또한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해서 건설현장에서 시공하는 것이 아닌 공장에서 제작하여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방법 등이다.

작년 3월에는 미국의 보스턴 다이너믹스 회사가 개발한 아틀라스라는 2족 보행로봇이 건설현장에 투입돼 시범적으로 운영된 적이 있다. 시스템비계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자재를 운반해주는 광경을 선보였는데 조만간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작업자를 로봇이 대체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또한 미국의 빌트 로보틱스사에서 개발한 무인 건설기계는 인공지능(AI)의 관제 속에서 도저와 굴착기 2대가 주야간 연속으로 작업하는 과정을 2017년에 선보인 적이 있다. 관리자 1명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무인 건설기계들은 24시간 계속해서 작업을 실시한다. 무인 건설기계들이 심야작업을 하여도 수당을 따로 주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2014년에는 중국의 윈선이라는 회사에서는 6층짜리 아파트를 3D 프린터를 활용해 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네덜란드 MX3D 회사에서는 2018년에 암스테르담에 강교를 3D 프린터를 활용해 축조했다.

스마트 건설기술은 이미 우리들 곁으로 다가와 있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상용화에 따른 문제점을 조금씩 해결해 나간다면 보편화가 이뤄질 것이다.

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유선 전화기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호출 전용인 모토로라 삐삐가 나왔고 얼마 되지 않아 무전기와 같은 핸드폰이 나왔다. 그러다가 지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나와 스마트 시대가 됐다.

스마트 건설, 지금은 꿈과 같은 시대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씩 하루하루 우리들 곁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