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의 여유] 시간(時間)
[茶 한잔의 여유] 시간(時間)
  • 국토일보
  • 승인 2013.01.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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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 태 혜원까치종합건축 대표이사 /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시간時間

사전적으로는 시간을 ‘어떤 시각에서 다른 시각까지의 동안이나 그 길이, 또는 무슨 일을 하기 위해 정한 일정한 길이의 동안’이라고 하며, 철학적으로는 ‘과거로부터 현재, 미래로 끊임없이 이어져 머무름이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옮아간다고 생각되는 가장 기본적인 형식’ 이라고 하며, 서울시립대 ‘CADO’ 과정의 특강에서 시간학 박사인 김흥겸님은 ‘과거로부터 현재를 통해 미래로 움직이는 비(非)공간적인 연속체를 숫자로 표현한 하늘의 움직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는 ‘수수께끼같은 시간의 개념은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진행은 이해하기 어려우며, 과거에는 시간을 관측할 수 있는 세계가 속해 있는 3차원과 분리해 생각해 왔으나, 오늘날의 현대 물리 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시공간 연속체로 통합됐다’고 했다.

말이 어려워 보이지만 불교경전인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불이공(물질과 공간이 다르지 않고), 공불이색(공과 물질이 다르지 않으며), 색즉시공(물질이 곧 공이요), 공즉시색(공이 곧 물질이다)’ 이란 말을 통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하다.

그 시간을 재는 계측방법인 시계(時計)로써의 단위를 통상적으로 연(年).월(月).일(日).시(時).분(分).초(秒) 따위로 나누었다. 그 기본은 태양과 달이 움직이는 시간을 기준한 양력과 음력이 있으나 모두 다소의 차이가 있어 윤달과 윤일 그리고도 윤초(秒)를 두어 보정하고 있다.

세계의 표준시는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하고 있음은 잘 알고 있거니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미국의 표준과학연구원에서 만들어진 가시광선을 이용한 원자시계로 이 시계는 1초에 1,640,000.000,000,000 (1천6백4십조)번 똑닥 거린다고 한다.

서양적으로 가장 작은 시간의 단위를 초(秒)라고 한다면, 동양적으로는 찰라(0.024초)를 말하고 한국적으론 ‘눈깜짝 할 사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가장 긴 시간을 서양적으로는 년(年)을 말 할 수 있겠으나, 동양적으론는 ‘겁’(천지가 한번 개벽 되는 동안의 기간) 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느낌의 차이는 당연히 각자 다를 것이다. 좋은 사람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시
필자의 친구로 광주 비아중학교 교사인 노문영 선생의 시간관(觀)이다.
간과, 나쁜 상황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다를 것이며, 10대 나이와 50대 나이의 시간의 흐름 차이는 그 나이 대(代)의 제곱으로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며, ‘신선놀음에 (서양에선 볼링구경하는 사이) 도끼자루 썩는지 모른다’는 말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아인시타인 박사의 상대성 이론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시간과 퇴근해 집에서 쉬고 있는 시간흐름의 차이에서 착안된 것임은 우리가 잘 아는 바이다. 그는 상대성의 법칙에서 물질과 시간과 공간과 속도는 서로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밝혔고 그 이론을 이용해 원자탄을 발명하게 됐다.

시간은 이 세상 그 어느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지는 가장 공평한 것 인 듯하다. 재벌에게도 거지에게도, 권력자에게도 필자와 같은 소시민에게도 똑 같이 하루 24시간 만을 부여하고 있다. 이 24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는 것은 순순히 각자의 몫이다.

통상 시간은 누군가가 주는 것처럼 느끼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이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흔히 ‘시간이 없어서 뭔가를 못한다는 사람은 시간을 주어도 그 일은 못한다’고 하는데, 필자가 직접 경험해 본 바도 그렀다. 결국은 자기 자신이 시간의 관리자가 되지 않고는 시간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

늘 그렀지만 시간은 기다려야 될 때와 서둘러야 되는 경우가 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음을 알고 시간을 기다리는 대표적인 예는 우리가 잘 아는 고대 중국의 ‘곧은 낚시로 천하를 낚았다’는 강태공을 들 수 있겠다.

성이 여씨요, 이름이 망인 강태공은 자신이 움직이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님을 알고 낚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마침내 때가 왔음을 알고 낚시대를 걷고 세상에 나간다. ‘시류를 정확히 알고 때가 아니면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과거 공산주의 시절 ‘모택동’이 영국을 방문해서 보니 육상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불과 영점 몇초를 단축하기 위해 애쓰는 선수들을 보고 모택동은 ‘그 만큼 빨리 가서 남는 시간을 뭐에 쓰려 하느냐’고 했다던데, 달나라에 1번으로 내려선 ‘닐 암스트롱’은 역사가 기억하지만 불과 잠깐 뒤에 두번 째로 내려선 우주인은 그가 누구인지 우리의 기억에도 없다.

한번 흘러간 시간(과거)은 절대 바꿀 수가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아직 흘러가지 않은 지금 이 시간은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시간이며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다음이 있다고 믿어 지금 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않는다면 내일이라는 기회의 시간은 없을 것이다.

어쩌다보니 2012년 이라는 시간도 어느새 지나가 버리고 또 다른 한해가 시작됐다. 나이 대의 제곱으로 시간이 흐른다니 시속 2,500km(50대×50=2,500)로 내달리는 인생의 시간이 너무나도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 못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