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리뷰] 미분양, 시장 침체 탓인가
[전문기자 리뷰] 미분양, 시장 침체 탓인가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2.12.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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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문기자 리뷰

아파트 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잘 팔리는 아파트’와 ‘안 팔리는 아파트’ 얘기다. 이른바 ‘안 팔리는 아파트’인 미분양 문제는 심각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가 실종됐고, 시세 하락 등의 이유로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데서 미분양 해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10월말 기준 전월 대비 1,187가구 증가한 7만2,739가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업계가 내놓는 홍보성 자료들을 보면, 몇 년 전부터 분양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들만 수두룩하게 모아놓은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미분양이 늘고 있지만, 정부도 업계도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잘 팔리는 아파트’는 경기 침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한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약 대박’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그 어렵다던 인천 분양시장에서도 올해 3차례나 청약 대박을 친 단지가 나왔다. 합리적인 분양가를 내건 ‘구월아시아드 선수촌’이 주인공. 이 아파트는 보금자리주택으로 지난 5월부터 분양했던 1,2차 중소형 평형 2,186가구의 경우 2,157가구가 계약을 완료해 99%의 계약률로 마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민영주택 중심의 850가구 3차 분양에서는 계약 개시이후 한 달도 안 돼 695가구가 계약을 체결해 82%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이렇듯 아파트의 명암이 엇갈리는 이유가 뭘까.

일각에서는 입지, 분양가,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불편한 교통, 어이없이 비싼 분양가, 차별성 없는 인테리어 등 ‘미분양’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한 가지 이상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분양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은평뉴타운의 경우도 비슷하다.

은평뉴타운의 골칫거리 ‘미분양’은 모두 전용면적 134㎡, 166㎡로 대형이다. 실제로 가서 둘러보니 그야말로 ‘잘 안 팔리는 이유가 따로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넓고’, 넓은 만큼 ‘비싼’ 집만 남아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서울시는 특별분양 조건을 내걸었고, SH공사는 사장이 직접 가두판촉에 나섰다. 현재 은평뉴타운은 특별분양을 통해 잔여물량을 거의 소진했다. 수요자가 접근 가능한 조건을 만들었더니 반응이 온 셈이다.

이제 대선을 앞두고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시점이다.

업계에서도 정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느 때처럼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돌아볼 때다. 과연 지금의 어려움이 ‘정부 정책’ 혹은 ‘부동산시장 침체’ 탓으로만 돌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 말이다.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