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지적재조사사업 현장을 찾아서
[현장르포]지적재조사사업 현장을 찾아서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2.11.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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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범위 1~2cm, 정밀 디지털 측량기술 RTK시스템 도입

2030년까지 1조3천억원 투입… 정부 중·장기 프로젝트 수행 ‘구슬땀’

LX대한지적공사 이천지사 관계자들이 RTK시스템을 이용해 지적재조사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의 지적제도는 100여년전 일제강점기에 처음 만들어진 지적도·임야도를 바탕으로 활용되다 이후 근대화, 정보화 단계를 거치며 지적정보 전국 온라인 시스템, 행정정보 공동 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지적(도해지적)에 기반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지적도 상의 경계가 실제 경계와 일치하지 않아 경계분쟁과 국민 재산권 행사 제약을 유발하고, 사회·경제적 수요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OECD가입국이면서, 세계적인 전자정부·IT분야 강국이라는 국가적인 위상에 맞지 않게 타국에 있는 측량기준점을 사용하고 있어 세계 표준의 측지계로 국토 위치를 표현할 경우 464m의 위치 오류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의원입법으로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고, 올해 특별법이 발효돼 하반기 66개 지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 측량을 시작했다. 본보는 경기도 이천을 찾아 지적재조사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현장을 찾아봤다.

■ 오차범위 1~2cm 정밀 디지털 측량기술 RTK

한파가 강력하게 몰아친 지난달 말. 서울에서 1시간 반가량 떨어진 경기도 이천시 지적재조사사업 현장을 찾았다.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LX대한지적공사 이천지사 관계자들은 지적재조사사업에 분주한 상태였다.

처음 지적재조사사업 현장을 간다고 했을 때 뭔가 대규모 사업이 이뤄지나 싶었다. 하지만 몇 가지 측량기기를 토대로 생각보다 간편한 장비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을 동행한 대한지적공사 박상갑 지적선진화추진단장은 “전국적으로는 많은 인원과 장비가 필요하지만 한 곳의 현장에는 인원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며 “바로 RTK기술 덕분에 예전 지적측량 보다 손쉽게 작업이 이뤄지고 오차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RTK기술이란 ‘네트워크 RTK(Real time Kinematic/실시간 이동 측량체계)’라는 새로운 측량기술이다.

박 단장은 RTK 기술에 대해 “전국 72개 GPS 상시관측소(GPS 위성이 송신하는 신호를 실시간 수신해 임의 지점의 위치정보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위치정보를 이동국 수신기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사용자는 GPS 수신기만 있으면 전국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1~2㎝의 정확도로 측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아는 측량 정도는 평판측량, 레벨, 트랜싯 정도다. 하지만 RTK기술을 들여다보니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광파거리측정기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토털측량시스템(TOSS)을 개발했고, 이를 현재까지 지적 측량에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시스템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처리했던 많은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 효율성과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측량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우리나라의 전국 토지 및 임야 필지수 3,752만 중 약 14.8%인 554만 필지가 지적도 상 경계와 실제 경계가 불일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RTK시스템을 통해 현행 측량방법에 비해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측량기술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장기 국책사업… 2030년까지 총 1조3천억 투입

지적재조사사업은 2030년까지 총 1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다. 전액 국비로 예산이 책정됐으며, 총 4단계별로 사업이 추진된다.

우선 1단계 목표는 디지털지적 도입 및 추진기반 마련이라는 큰 틀안에 2015년까지 지구별 사업환경 조성, 지적재조사측량, 세계측지계 변환, 사업추진 시스템 개발, 부동산통합정보연계체계 구축, 해외사업영역 발굴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그리고 2020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 목표에서는 세계측지계 변환 완료, 지적정보서비스, 지목체계 개선 및 부동산공부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 해외수출 등을 완료해 전국토의 안정적인 디지털지적을 이행하게 된다.

3단계 목표는 20205년까지 지적재조사사업의 파급 확산을 위해 세계측지계 기반 전국적 지적재조사 확산, 지적정보서비스 확대운영, 지적신기술 도입, 인력 및 산업기반 고도화 등이 이뤄진다.

마지막 목표인 4단계에서는 전국 지적재조사측량 완료, 디지털지적 정착, 지적 및 부동산 행정 선진화 구현, 지적산업 강국 도약 등 미래지향적 디지털지적을 정착시키기 위한 사업이 2030년까지 추진된다.

국토해양부 전만경 지적재조사기획단 부단장은 “정부는 종이에 구현된 지적을 최신 기술과 접목해 우리한테 맞는 디지털지적으로 전환함으로써 국가 위상과 국격을 높이겠다”며 “토지를 새롭게 디자인 해 토지가치가 저평가 되는 요인을 해소하고, 주민간 갈등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