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궤도 뒤틀려···안전 비상
KTX궤도 뒤틀려···안전 비상
  • 이경운 기자
  • 승인 2008.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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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발생 3년 7개월 지난 후에야 정밀 진단, 은폐의혹

대형 균열, 터널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져 보기만 해도 아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조정식 의원(민주당, 경기시흥을)은 경북 김천시에 위치한 경부고속철도 황학터널에 레일이 틀어지고 커다란 균열이 발생하는 등 터널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3일 새벽 조 의원이 현장에 보좌진들을 급파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부고속철도 터널 내 궤도의 뒤틀림 발생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장 검사에는 한국시설안전공단과 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이 함께 참여했다.

 

조사 결과 터널 천장 10㎞ 구간 중 792m 총 4개 구간에서 궤도가 융기되어 레일이 뒤틀리고 약 90여개의 크고 작은 균열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기점 213㎞ 943m 지점부터 955m 지점 사이에는 2㎜의 커다란 균열이 터널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10여 미터 이상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고, 서울기점 214㎞ 123m 지점부터 135m지점 바닥부에도 최고 2㎜의 균열이 하행선 배수구 벽체부터 상·하행선 침목~상행선 배수구까지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또 이 구간에는 침목의 들뜸 현상도 타 구간보다 심각했으며 GPR조사결과 일부 구간에서는 콘크리트 두께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구간 레일의 뒤틀림은 지난 2004년 개통 후 1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조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04년 6월 기준대비 2~3㎜정도였던 궤도 뒤틀림이 ‘06년 12월에는 보수기준 7㎜를 넘어 최고 8㎜까지 심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운영을 맡고 있는 철도공사는 지난 ‘07년 3월과 4월, 그리고 올해 3월 긴급 하자보수를 진행해 2~3㎜로 궤도 뒤틀림을 낮추었지만 또 다시 바닥이 융기되어 현재 최고 6㎜까지 궤도가 틀어진 상태다.

 

일반적으로 고속철도 콘크리트 궤도는 천천히 침하되면서 안정을 찾는데 반해 황학터널은 구조체에 크고 작은 균열과 함께 바닥이 융기되어 레일이 뒤틀리고 있어 KTX의 운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조정식 의원은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의 특성상 레일 궤도의 변형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땅속 수백 미터 위치에 있는 터널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균열은 안전상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이 확보될 때 까지는 이 구간에 대한 KTX 운행속도 조절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는 궤도 변형이 발견된 지 3년 7개월 만인 지난 7월에야 한국시설안전공단에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하고 문제 파악에 나선 것을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안전진단을 진행해 오다가 제보를 받은 조정식 의원이 현장 조사에 착수하자 관련 내용을 밝혀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