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주소의 현재와 미래
[기고] K-주소의 현재와 미래
  • 국토일보
  • 승인 2023.05.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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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서 한국국토정보공사(LX) 서울지역본부장

지난해 가을, 단풍이 화려하게 물든 도봉산으로 동료들과 함께 산행을 다녀왔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도봉산은 등산객으로 북적였다. 도봉산은 서울 도봉구와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산으로, 길을 잘못 들어 서울에서 출발해 의정부로 내려가는 등산객들도 있다고 한다.

동료들의 추천으로 등산 앱을 설치한 나는 현재 위치부터 운동 거리와 속도까지 알려주는 편리한 기능을 활용했다. 앱으로 등산로를 참고하며 길을 찾아가니, 신선대까지 오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산 초입의 안내도와 갈림길의 표지판을 보며 감각에 의존해 정상까지 오르던 때와 달리, 이제는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산림공간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덕분에 스마트폰으로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산길은 나무와 흙으로 이뤄진 비슷한 풍경이 반복되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서 구조대에 내 위치를 정확하게 알리기 어렵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3년간(2019~2021년) 산악사고 출동 건수가 연평균 1,629건으로 꽤 많은 숫자다. 인명사고를 예방하려면 등산객들이 구조대에 빠르고 정확하게 위치를 전달해야 한다. 도심에서는 도로명주소가 촘촘히 부여돼 있지만, 건물이 없는 산속에는 도로명주소나 지번 주소가 부여되지 않아 위치를 찾기 어렵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산속에서 내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전국 숲길에 도로명주소를 부여할 계획이다. 등산로에 도로명주소가 부여되면 기초번호판이 설치돼 등산객들은 주소를 통해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행안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도심, 해안, 산속 등 전 국토 어디서나 주소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주소체계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또 K-주소 해외 진출 추진계획을 마련해 한국의 주소체계를 수출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국제 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의 도로명주소는 매우 우수한 주소 제도로 인정받고 있다.

우수한 주소체계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려면 주소정보의 최신성과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도로명주소법에 따른 주소정보 기본도 유지관리 위탁기관으로서, 주소정보의 최신성과 정확성을 확보해 국민의 생활에 도로명주소가 녹아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숲길의 사례처럼, 행안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주소체계 고도화를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 국민은 주소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더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K-팝부터 K-푸드까지 아시아 대륙을 넘어 전 세계가 한류 열풍이다. 이제 문화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첨단 도시 시스템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성능시험의 대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도로명주소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오는 8월 주소국제표준분 과에서 한국형주소체계가 최종 반영되면, K-주소는 국제표준으로 인증받고 세계 각국에 유통할 수 있게 된다.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해온 지번 주소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독자적인 도로명주소를 도입한 지, 10여 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의 기술과 노하우로 발전해 온 도로명주소가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경제와 미래산업 발전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K-주소의 위상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함께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