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인터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
[긴급 인터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3.05.12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긴급 인터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 명 기 교수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 부회장

“‘안전과 품질’ 다 잡아야 선진 건설산업으로 도약한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는 품질관리 미흡 ‘부실시공’
기본부터 충실한 건설문화 조성 시급… 후진국형 사고 차단해야
갑질․불통 만연… 기능공 역량 저하․감리자 고령화 등 대책 마련해야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오는 10월 말 준공을 앞둔 공정률 67%의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人災입니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천만다행한 일입니다만 품질관리 미흡에서 비롯된 것으로, 안전사고가 아닌 명백한 품질사고입니다.”

최근 인천 검단신도시 공공분양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발생과 관련 긴급 인터뷰에 응한 안전전문가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의 강성이다.

한국기술사회 안전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 교수는 이번 사고원인 추정과 향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최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가동, 발생원인으로 설계당시 고려했던 하중보다 더 큰 하중이 작용한 점을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량판 구조설계와 관련해서는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구조적 취약부인 기둥 접합부나 단차 부위에서 보강설계가 잘못됐을 경우 붕괴될 수 있음을 지적했을 뿐만아니라 시공과 관련 ▲콘크리트 강도 부족 ▲철근 배근 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을 꼽았다.

여기에 관리감독 측면에서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관리 미흡 및 건설기술인 역량과 관리감독 미흡, 기능공 기능능력 저하, 발주청 승인 미흡 등이 추정됐다.

최 교수는 “이번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무시한 부실시공으로, 품질사고”라며 “건설현장에서 기본과 원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주는 사례가 됐다”고 대한민국 건설 현실을 지적했다.

기본부터 충실, 제대로 된 설계와 제대로 된 시공은 건설안전과 건설품질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 안전과 건설 품질’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것.

특히 최 교수는 “모든 사고를 안전사고로 치부하고 있으나 구조물 자체만 볼 때 본 구조물이 무너지는 것을 품질사고, 인명피해 등 인명과 관련 있을 때는 안전사고인데, 국내 건설 품질과 안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정확한 용어 정리를 주문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광주 사고에 이어 이번 검단신도시 사고까지 대한민국 건설산업에이 후진국형으로 퇴보하는 현실을 지적, 기본부터 충실한 올바른 건설산업 문화 정착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기업들은 안전만 중시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책임 회피에 급급한 것으로, 산업재해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국민 모두가 대상이 되는 ‘시민재해’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물론 예산, 인력 등 많은 노력이 요구되겠으나 올바른 건설산업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현장 기능인, 기술인, 감리자 등 기술인력들의 역량 강화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현재의 안일한 시스템으로는 제2, 제3의 사고 발생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교육 역시 현재의 관리 위주의 교육에서 기술교육을 강화, 품질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건설현장에 턱없이 부족한 감리 인원 확대를 촉구했다. 감리자가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마련이 필수인데 이미 고령화된 감리자가 건설현장에서 서류작성에 치이고 발주처 및 시공사 눈치를 보며 제대로 된 업무 수행이 가능할까 의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국토교통부가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정책 추진에 지자체에 특별사법경찰관 권한을 부여, 불법하도급 사전 차단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건설산업이 거대한 외형으로 변모했으나 아직까지 기본이 무시되고 갑질과 불통이 난무, 실상은 산업 외형에 비해 모든 것이 미흡하다”며 2023년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기본부터 충실한 건설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최 교수! 다시는 이땅에서 후진국형 사고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