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목소리] "경부대운하 건설 신중 기해야"
[독자목소리] "경부대운하 건설 신중 기해야"
  • 국토일보
  • 승인 2008.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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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건설출신의 대통령 당선은 반갑고 그 만큼 기대가 큰 건 사실이다.


후보시절 내걸었던 공약사항 중 경부대운하 건설은 고만고만한 타 후보의 공약에 비해 확실히 기발하고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그 공약사항으로 인해 한동안 우리들 사이에서는 큰 이슈가 돼 대화의 단초가 '경부대운하'였고 찬반격론이 술자리까지 이어지기까지 했다.


수리전공을 하지 않은 자로서 지면을 통해 논한다는 것이 낯부끄럽고 어불성설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짧게나마 묻고 싶다.


운하하면 대표적인 것으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운하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를 들 수 있는데 이 운하들과 '경부대운하'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첫째, 수에즈운하는 남아프리카 희망봉항로에 비해 현저한 거리단축이 가능했고, 파나마운하 역시 남북아메리카대륙의 가장 좁은 지역 관통으로 인한 거리단축이 가능했지만 우리의 경부대운하는 서남해 항로에 비해 얼마만큼의 거리 단축효과가 있는가?
고속도로 및 철도 건설에 비해 건설비용이 저렴한가?


또한 좁디좁은 국토를 도로와 철도에 비해 많은 면적을 필요로 하는 경부대운하가 얼마만큼 경제적인가?


둘째, 수에즈운하는 굴착한 육지의 가장 높은 곳은 해발 15m에 불과했고, 운하 연장의 20%가 천연호수였으며 토질 또한 모래와 점토로써 운하 건설 자체가 용이하였고 공사비도 저렴했는데 경부대운하는 어떠할 것 같은가?


셋째, 수에즈운하와 파나마운하는 호수를 통과하는 노선을 취했지만 경부대운하는 수계의 본류 또는 지류를 통과하게 된다.
이럴 경우 노선이 통과하는 모든 수계의 자연적인 흐름은 끊기게 되고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른 형태(큰 흐름인 경부대운하로 합류)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상하류의 흐름이 단절되지 않는지?


기존 수계와 운하가 교차되는 지점에서 하저의 높이 차이로 인한 하류부의 흐름은 어떠할 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당부하고자 한다.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부대운하의 무리한 추진으로 인해 자손대대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부른다면 이는 정말 큰 일이 아닌가?


청계천복원사업과는 절대로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반대하는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깨끗이 없애버릴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해서 검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한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444-3 이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