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경기주택도시공사 ‘불통’···‘분도’ 올인 중인 김동연 지사 책임
[기자리뷰] 경기주택도시공사 ‘불통’···‘분도’ 올인 중인 김동연 지사 책임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3.05.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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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 기자(경기북부취재본부장)
김경현 기자(경기북부취재본부장)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김동연 도지사 체제 출범 1년여 현재 경기도에서 가장 큰 이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즉 분도다. 경기남부에 비해 발전이 더딘 북부를 특별자치도로 분도시켜 지역 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과연 특별자치도를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일까. 왜냐면, 경기북부는 휴전선 접경지역을 포함해 서울 방어를 위해 중요한 군사적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적인 예가 북부지역에 폭넓게 분포해 있는 군사보호구역이다. 

다시 말해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건 무엇보다 군사개발제한구역, 수도권과밀억제권역, 개발제한구역 등 이중삼중의 규제 완화다. 그 방법 중 하나가 특별자치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또 하나의 광역단체를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과 관료조직의 구성(큰정부, 비대화)을 생각해 보면, 먼저 고민해야 할 게 우리 안보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규제 완화인 것이다. 이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분도는 정치인과 관료들 자리만 늘리 게 될 테니까.

어쨌거나 김동연 지사는 바쁘다. 마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도에 모든 걸 건 것처럼 숨 가쁘게 내달리고 있다. 그래서일까, 경기도는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 중인 공공기관 혁신은 뒷전인 듯하다. 그 단적인 예로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폐쇄성을 들 수 있겠다. GH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직원 땅 투기로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다. 그런 만큼 언론의 접근성이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홍역을 앓고 난 LH와 달리 GH는 폐쇄적이다 못해 안하무인의 극치를 보여준다.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언론에 상시적으로 열려있어야 한다. 그런데 GH 홍보부 책임자나 담당자는 그렇지 않았다. 3주에 걸쳐 통화를 시도했지만 늘 ‘자리에 없다’ ‘이야기 중이다’란 답변만 돌아왔고, 그때마다 메모를 남겼음에도 연락은 없었다. 더 황당한 건 기자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경기도 GH 주무 부서장마저 ‘조치 후 연락 주겠다’면서도 결국 회신은 없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CI. (자료=공사 홈페이지)
경기주택도시공사 CI. (자료=공사 홈페이지)

경기도는 인구가 1360만에 이르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그래서 더 황당하다 못해 황망하다. 어쩌면 이는 경기주택도시공사의 폐쇄성 문제가 아니라 김동연 지사의 무능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겠다. 취임 1년이 다돼가지만 휘하 공직사회는 물론 산하 공공기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공약’임을 들어 경기북부 분도에 매진하고 있어 ’능력 부족에 의한 떼어내기인가’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낸 김동연 지사는 2021년 ‘정치벤처’를 표방,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겠다며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결국 ‘정치 대기업’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경기도지사가 됐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산하 공공기관을 포함한 경기도 공직사회 쇄신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게 한때 김 지사의 정치벤처나 조용한 혁명에 기대를 걸었던 경기도민, 더 나아가 국민에 대한 도리다.

그럼에도 안에서 바가지가 새는 줄도 모른 채 경기북부 분도에 매진한다면 합리적인 도정이 이뤄질까? 큰 틀에서 경기 남·북부 균형 발전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경기도정에 빈틈이 없는지부터 살펴야 하고, 빈틈이 있다면 그것부터 메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 빈틈을 외면한다면 경기도는 분도가 아니라 ‘분열’될 것이며, 그 피해는 도민들 몫이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김동연 지사가 정치생명을 걸고 오롯이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