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한국주택협회 김재식 상근부회장의 파격(破格)
[기자리뷰] 한국주택협회 김재식 상근부회장의 파격(破格)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3.03.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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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원 자격요건 대폭 완화, 사옥마련 검토 등 사활 모색

대형 주택건설사들의 모임 한국주택협회가 정치인들의 입바른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 수십년간 이어온 고고한 정회원 자격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 일각에서는 과거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등이 연간 수만 가구를 공급했음에도 주택협회 회장에 도전할 수 없었던 격(格)을 깨트린 행보로 평하고 있다. 호반과 중흥은 결국 오르지 못할 나무 한국주택협회를 탈퇴하고 대한주택건설협회로 적을 옮겼다.

이같은 행보는 김재식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의 결정이 주요했다. 31일 한국주택협회는 제31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지난 2011년 정종환 장관 이후 처음으로 국토부 장관(원희룡)이 참석하며 총회의 품격을 높이는 행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원 장관의 주택협회 총회 참석에 대해 서울대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치인 장관과 상근부회장이 같은 대학 출신의 측근이라는 점이 한국주택협회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들이 연출한 파격의 영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한국주택협회는 대형건설사들의 모임이라는 명분을 고수하며 회원사 늘리기에 배타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최근 10년간 회원사의 숫자가 120여개에서 63개로 급감했고, 이마저도 주택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3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처참한 수준으로 위상이 축소됐다.

대형건설사들의 모임이라는 취지도 빛바랜지 오래다. 최근에는 무궁화신탁과 한국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 등 신탁사들을 회원사로 영입하며 협회의 정체성 마저 흔들고 있다.

총회에서는 한국주택협회의 오랜 고민인 사옥마련 문제도 대두됐다. 주택사업 침체에 따른 협회의 위기극복 방안이 수면위에 떠오른 것이다. 주택협회의 사옥마련 행보도 김재식 부회장의 판단이 결정적이었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

건설업계 한 전문가는 “주택사업을 많이 할수록 한국주택협회에 회비를 많이 내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택업계에 관한 이야기는 할 수 없는 꽉 막힌 구조에 회원사들이 떠나고 있다.”며, “다행이 대통령과 장관,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천금과 같은 라인이 생긴 현재, 주택협회가 보다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과거보다 업계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