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9주년 특집]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에게 듣는다
[창사29주년 특집]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3.03.2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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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과 행복의 가치 만든다··· 新노동운동 롤 모델 기관 도약 총력”

단체교섭 체결 통해 건강검진 등 의료비 지원·국토부노사장학회 설립
5급 공채 등 통해 TO 줄여 지속적 승진 사다리 만들 것
MZ세대 공무원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구성… ‘윈윈’ 시너지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최병욱! 이름 석자만 들어도 공무원 및 국토교통 산업계에선 낯익은 사람이다. 그만큼 투명한 공직사회 조성과 합리적 노동운동 전개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최 위원장은 국토부 노조 3선위원장으로서 11년만에 단체교섭을 체결하고 타 부처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本報 창사 29주년 기념, 최 위원장과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출범한 9대 집행부의 첫해를 평가한다면.

▲ 제9대 집행부는 지난해 4월 ‘조합원과 같이 행복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한 해 동안 조합원 권익 증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지 않아 대외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노동운동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사회적 소통에 힘쓴 한 해가 됐다.

무엇보다도 지난해에는 장관이 다양한 이유로 연이은 교체 등을 통해 조직 분위기가 다소 뒤숭숭한 느낌도 들었지만, 우리부의 대표인 장관이 취임하면서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의 소통을 정례화함으로써 직원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점이 무형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노사 간담회에는 원희룡 장관이 참석하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노사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11년만의 단체교섭 체결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 9대 집행부는 앞서 8대 집행부가 달성한 성과들을 계승해 발전시킬 뿐 아니라 조합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새로운 성과를 쟁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위원장인 저는 지난 7대부터 이번 9대까지 국토부 최초의 3선 위원장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사실 해를 거듭할수록 부담해야 할 짐의 크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선 8대 노조가 체결한 단체교섭이 잘 이행되는지도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먼저 단체교섭 체결을 통해 건강검진 등 의료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타 부처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부 만의 독보적인 성과인데,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저희도 참 고무적인 성과라고 보여 진다.

또 한 가지 사항은 국토부노사장학회 설립도 있다. 우리부 노사가 합심해 발족을 위해 힘 쏟고 있다. 장학회는 공무를 수행하다 불의의 사고로 고통 받게 된 직원과 그들의 가족들을 보살피자는 공통의 인식을 노사가 함께 해 설립하게 된 것으로 이제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최근 노조들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 다소 다른 관점 일테지만, 저는 노조 관련 소식을 접할 때면 국토교통산업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를 느끼면서 커다란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화물연대, 철도노도,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노조 등 최근에 노조 관련 소식으로 등장한 조직들이 대부분 국토부 소관 산업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적어도 국토교통부노동조합만큼은 공무원노동자들로 구성된 조직이기에 우리 산업과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번 화물연대가 파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역할을 우리부노조가 앞장 서는 등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사회적 혼란을 줄이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주요 기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 먼저 부족한 저를 정책자문위원으로 불러 주신 여러 기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제가 정책자문위원을 맡게 된 배경도 결국은 그동안 ‘노동운동의 패러다임도 전환돼야 한다’고 말해온 제 노동철학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신 데 있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불평등이 심화되는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이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노동운동이 과거에는 ‘나와 내 조합원’이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 갖혔다고 보면, 이제는 ‘우리 사회 전반’이라는 넓은 울타리를 볼 줄 아는 식견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볼 때 나눔이 생기고, 배려하게 되고, 나아가 상생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의 노동운동 철학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본다. 또 나아가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인 경북 포항시청노동조합을 비롯해 포스코노동조합,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등에서도 저를 불러준 것으로 생각된다.

이 가운데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포스코노동조합이 노조 구호를 ‘단결 투쟁’에서 ‘단결 소통’으로 바꾼 점이었다. 앞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이 투쟁에서 소통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여졌다. 이를 통해 앞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초석이 다져지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올해 중점 추진 과제는.

▲ 제9대 국토부노조는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이슈에 현재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퇴직 이후의 생존권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특히 현재 퇴직시점과 연금 수급시점이 달라서 소득공백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한 차례 연금 개혁이 이뤄질 때 공무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따라서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핵심 이해 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무원 노동자들이 단결돼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드린다.

또 내부적으로 돌아보면 인사적체 문제는 고질적인 사안이기에 꾸준히 노력하는 현안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은 인사가 만사인 조직으로 승진이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 주는 동력인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조 차원에서 관심 갖고 기관측을 견제하려고 한다. 특히 5급 공채 등을 통해 유입되는 TO를 최대한 줄여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승진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도록 힘쓰겠다.

이밖에 사비로 출장다녀야 하는 수당 문제 등에도 앞장서려고 한다. 또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최고수준의 노사문화우수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사 합동 봉사활동 등을 전개해 새로운 노동운동의 롤모델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 최근 MZ세대 공무원 노동자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 국토부노조는 MZ세대 공무원들도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먼저 청년리더를 발굴해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업무 방식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글로벌기업의 의사결정 방식과 행정 업무의 의사결정이 같을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젊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눈높이에서 업무방식의 전환이 가능한 부분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귀한 경험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기계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MZ세대 공무원들이 업무 이외의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노조에서 마련하는 프로그램들이 과거 투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개인의 업무 역량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새로워지고 있음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

- 국토부 노조원에게 전하는 메시지.

▲ 제9대 노조 집행부들은 지난 제7대 노조와 8대 노조에 이어 또 한 번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리부 직원들도 노조라는 타이틀에 편견을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개개인의 업무 역량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시길 당부드린다.

정리=김현재 기자 khj@ikld.kr